김환기의 푸른색 전면 점화 ‘9-ⅩⅡ-71 #216’(1971년). [크리스티]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인 김환기가 1971년에 그린 푸른색 전면 점화가 홍콩 경매에서 78억여원에 판매됐다. 지금껏 낙찰된 한국 현대미술품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김환기의 전면 점화 ‘9-XII71 #216’은 26일 홍콩 더 헨더슨 빌딩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이브닝 경매에서 78억1900만원(약 4600만 홍콩달러, 수수료 제외)에 낙찰됐다.
지난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132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 점화 ‘우주(05-IV-71 #200)’와 2018년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85억3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붉은색 전면 점화 ‘3-II-72 #220’에 이어 셋째로 비싼 가격이다.
이번에 낙찰된 작품은 추정가 약 77억5000만~112억원(4500만~6500만 홍콩달러)으로 예상됐으나 추정가 하단 수준에서 작품이 낙찰됐다. 지난 20년간 한 개인이 소장했던 작품으로 경매에 출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티는 “현재까지 경매 시장에서 거래된 1970년대초 푸른색 전면 점화는 총 20점 미만이라 희소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작품 ‘9-XII71 #216’은 가로 251cm, 세로 127cm 크기로, 푸른 색조로 구성된 다양한 점들이 반원형 소용돌이 패턴으로 뻗어나가는 형태를 띤다. 크리스티는 ‘우주’와 같은 해 그려진 이 작품에 대해 “김환기의 정신적, 기술적 성숙함의 최고조를 보여주는 명작”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낙찰된 작품은 5년 만에 경매에 나온 김환기의 주요 작품이라 미술계 기대를 모았지만 100억원의 벽은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