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서 세제 삼킨 여아, ‘응급실 뺑뺑이’…3시간 만에 80㎞ 떨어진 대전서 치료 받아

환자를 이송한 119구급대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충남 천안에서 실수로 세제를 삼킨 여아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았지만, 소아 응급전문의가 없어 3시간여 만에 집에서 80㎞ 떨어진 대전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A(8)양은 전날 오후 세제가 들어 있는 병을 물병으로 착각해 마신 뒤 목에 통증을 느꼈다.

A양은 순천향대 천안병원을 찾았지만, 소아 응급전문의가 없어 진료받지 못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소아 응급전문의가 1명만 근무해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 낮 시간대에만 소아 응급환자를 돌볼 수 있다.

A양 보호자는 오후 8시4분께 순천향대 천안병원 앞에서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구급대는 관내 또 다른 권역응급의료센터인 단국대병원에 이송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단국대병원은 소아 응급전문의가 근무하고 있었지만, 배후 진료가 어렵다는 이유로 A양을 받지 않았다.

단국대병원 관계자는 "해당 여아의 경우 진료 후 중독 치료가 이어져야 하는데 소아 중독을 치료할 전문의가 부재한 상황이었다"며 "배후 진료까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구급대는 이후 인근 의료기관 9곳에 진료 가능 여부를 문의한 끝에 오후 9시49분께 천안에서 80㎞ 떨어진 대전 충남대병원으로 A양을 이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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