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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내년 세입 예산을 달성하려면 올해보다 45조원가량 더 걷어야 할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11월까지 경제 상황이 급변한다면 국회의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세입 전망을 수정하는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국세수입 예산(382조4000억원)은 정부가 지난 26일 재추계한 올해 연간 세수(337조7000억원)보다 44조7000억원 많다. 내년에 국세를 올해보다 45조원가량 더 걷어 들여야 목표치에 이른다는 의미다.
대부분 법인세수 회복세 전망에 기초한다. 올해 급감한 법인세수(재추계치·63조2000억원)가 내년에 88조5000억원으로 25조3000억원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당초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기대했던 기업실적 개선세가 올해로 미뤄진 탓이다. 법인세는 전년도 실적을 기초로 당해연도에 납부한다. 소득세도 재추계한 올해 예상치(117조4000억원)보다 내년에 10조6000억원을 더 걷어야 한다. 부가가치세는 올해 재추계치(83조7000억원)보다 내년 전망치(88조원)가 4조3000억원 많다.
내년 세수가 올해보다 증가율로는 13% 이상 급증해야 하는 까닭에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세수 오차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실적 개선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경기 변동성이 커진 데다 미국 경기 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법인세수 회복세가 또 지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반도체 경기도 변수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주요 대기업도 호실적을 냈지만 최근 외국계 투자회사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겨울론'을 제시하면서 업황 부진 우려가 대두되기도 했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 부가가치세 흐름이 꺾일 가능성도 있다. 올해 2분기 민간소비는 재화 소비 부진으로 전기보다 0.2% 감소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1.2%, 1.7% 축소됐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짤 때 이미 올해 세수결손 예상 규모를 반영했으며 현재로서는 내년도 세입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 3분기 기업실적이 예상과 크게 다르거나, 국책연구기관과 국제기구 등에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는 폭에 따라 내년 세입 전망을 수정할 가능성도 열어두고는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세수재추계 현안보고에서 "오는 11월에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세수 추계는 상황 변화가 클 경우 재추계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심의에서 달라진 세법 개정안 내용에 따른 세수효과를 내년도 세입 예산안에 반영해 일부 수정하는데 이때 경기 변수도 반영하는 것이다.
세법 개정안 통과 내용이 아닌, 성장률 등 경제 상황을 이유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내년 세입을 수정한 사례는 2008년 금융위기 때가 있다.
정부는 지난 26일 올해 국세수입이 337조7000억원으로 세입 예산(367조3000억원)보다 29조6000억원 부족할 것이라는 세수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의 세수 전망은 2021년 이후 4년째 오차를 내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초과세수가, 지난해는 56조4000억원의 세수결손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