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리딩 사기 일당이 보낸 4억원 탕진한 연인…법원 “공범”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투자리딩사기 조직이 보낸 4억원을 탕진한 혐의로 기소된 연인 A씨가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A씨는 입금된 돈이 카드 대금을 납입하는 용도라고 생각해 범행수익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적극적으로 공모한 공범으로 판단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용균)는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여성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가 속한 투자리딩사기 조직은 2022년 1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허위의 금 투자사이트를 만들었다.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10여명으로부터 8억 9000만원을 편취했다.

검찰은 A씨가 조직 총책의 친형과 연인 관계로 자신의 예금계좌로 범죄수익을 세탁하거나 분배하는 데 사용하는 등 공범이라고 판단해 기소했다. A씨는 투자리딩 사기 범행이 끝난 뒤 돈을 받았기 때문에 공범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입금된 돈 또한 범죄수익이 아닌 카드 대금을 납입하는 용도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조직 총책의 친형과 연인 관계로 범죄조직 구성원들과 종종 술자리를 갖는 등 상당한 기간 밀접하게 지냈다”며 “A씨 은행 계좌로 사기 피해금이 세탁되거나 조직원에게 분배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필리핀 사기 조직 사무실에 있던 컴퓨터나 인터넷망으로 은행 계좌에 접속하는 등 범행을 공모했다. 10개월간 4억여원을 계좌로 분배받아 명품, 외제차 구입 등 범죄수익을 탕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처음부터 범행을 알았거나 적어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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