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의 여파로 호드 하샤론에 위치한 한 건물이 파괴된 모습.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200발 가까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미 정치권에서 이스라엘을 도와 반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공화당에선 이스라엘이 더욱 강력한 보복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금은 이스라엘에 대한 필수 탄약 공급을 보충하고,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테러 설계자와 그들의 대리세력이 가혹한 결과에 직면하게 할 때”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 민간인과 홍해의 미군 인원에 닿기 전에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격추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강조했다.
친(親)트럼프 인사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여야 지도부가 하원을 소집해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무기 원조 법안을 논의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공화당에 비해선 조심스러운 편이지만 이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에선 입장을 같이 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국은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지킬 권리를 지지하면서 계속 동맹인 이스라엘의 곁을 지킬 것”이라면서 “역내 상황 전개를 면밀히 추적,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러한 반응에는 내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안보 분야에서 보다 선명한 목소리를 낼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강경한 수사와 달리 여야 지도부는 대선과 함께 치러질 상·하원의원 선거와 주지사 선거 운동에 전념 중인 소속 의원들을 소집하는 등의 실질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대신 공화당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에 더 강력하게 개입할 것을 주문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나 이스라엘 측이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압박하는 대신 이스라엘과의 연대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데 중점을 두는 모양새라고 NYT는 진단했다.
한편, 미 의회 내 유일한 팔레스타인계 의원인 라시다 틀라입 하원의원(미시간)은 소셜미디어에 방위산업체 주가가 상승한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를 올리면서 “정말로 구역질이 난다”고 적었다.
그는 “의원들에게 전쟁 제조업 관련 주식 소유가 허용된다는 점을 기억하라. 더 많은 폭탄을 보내거나 사랑하는 이들을 전쟁터로 보내는데 찬성표를 던질 때마다 그들은 개인적 이득을 거둔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전날 저녁 이스라엘 내 군사시설 등을 겨냥해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중동 주둔 미군 등의 도움을 받아 큰 피해 없이 미사일 공격을 방어한 이스라엘은 이란에 재보복을 가하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