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3일 진보 진영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와 보수 진영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10·16 재·보궐선거에서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사실상 12년 만에 보수·진보 양강 대결 구도가 된 가운데, 보수 단일 후보인 조전혁 후보와 진보 단일 후보인 정근식 후보는 지난해 ‘서이초 사건’으로 논란이 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시각차를 보였다.
조 후보는 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해 “학생권리의무조례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학생인권조례보다 훨씬 진일보되고 교육적이라는 측면에서 그걸로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학생인권조례의 문제점은 우리 아이들의 자유와 권리만 일방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피해 구제 절차만을 서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이 자유에는 의무가 따르고 또 책무가 따른다는 그런 균형 잡힌 생각을 못 하고 있다”며 “일부 영악한 아이들은 이 학생인권조례를 악용하고 남용을 해서 선생님을 가스라이팅 하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선생님한테 교사가 학대한다는 누명을 씌우고 그렇게 되면 교사가 굉장히 귀찮아진다.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시말서 써야 되고 그러다 보면 교사가 내가 왜 교사가 됐을까 하는 자괴감도 든다”며 “교사로서의 긍지가 땅에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까 교권도 추락하고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후보는 재보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전날 첫 일정으로 현충원에 이어 서이초등학교를 방문한 것에 대해선 “사실 서이초는 제 작은 딸이 거기서 공부했고 졸업까지 했다. 그래서 특별히 사실 더 큰 감정이입이 있었다”며 “선생님이 안심하고 행복하고 해야지 아이들도 안심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이초등학교 교사 선생님 같은 그런 슬픈 일이 더 이상 일어나선 안 된다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반면, 진보 진영 단일 후보인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조 후보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약간 오해가 있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과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을 비교해 보면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데서 교권이 오히려 더 우세하거나 좀 더 나은, 아주 미세하지만 더 상태가 좋다”며 “학생인권조례와 교권 추락의 관계를 조금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자료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그렇다고 해서 학생 인권만 강조하고 교권을 강조하지 않는 건 아니다”라며 “학생 인권과 교권은 서로 양립돼야 하고 더 나아가서 상호 보완적이 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전날 첫 공식일정으로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출정식을 하고 백범김구기념관 묘역 참배를 한 것에 대해선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흐름이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민족적 정체성을 지우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하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시민들이, 많은 교육전문가들조차 현 정부의 교육정책 특히 역사 관련 정책이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하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제가 거기를 선택했다”며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한국의 국가적 정체성의 문제 또는 역사 왜곡에 대한 대응의 문제 이런 것들을 좀 더 드러내기 위해서 제가 그렇게 선택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