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장 CNN 베이징지사장이 C919에서 먹은 기내식. [CNN]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A320이나 보잉 B737을 타고 다녔던 이전 비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낄 것.” 미국 CNN방송 기자가 중국 최초의 독자 개발 중형 여객기 C919를 타본 뒤 “안전성과 편안함 측면에서 확고한 B 학점을 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3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 방송사 스티븐 장 베이징지사장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에어차이나가 운항한 C919에 탑승해 상하이로 이동했다.
전 세계 수십 개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100만마일(약 160만㎞) 넘게 여행한 장 지사장은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해 처음 C919 실물을 봤을 때 받은 느낌이 외형과 내부가 에어버스 A320과 비슷하다고 평했다.
C919의 이코노미석은 기내 좌우 각각 좌석 3개씩 붙어 있는 구조로, 비상구 쪽 좌석을 구매한 키 180㎝의 그는 다리를 쭉 뻗어야 앞좌석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레그룸(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 충분했고, 이는 일반 국내선 일등석보다 넓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는 부족했다. 좌석에는 개인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만 있을 뿐, 개별 스크린이나 와이파이(Wi-Fi)는 없었다.
중국산 중형 여객기 C919. [COMAC] |
그간 계속해서 문제점으로 꼽혔던 엔진 소음과 머리 위 수납공간 문제는 의외로 심각하지 않다고 평했다. 그는 소음에 대해선 보잉이나 에어버스의 동종 여객기와 차이가 없고, 수납공간은 동종 여객기대비 좁긴하지만 바퀴달린 캐리어를 문제 없이 넣을 수 있는 사이즈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C919가 중국 및 기타 지역 항공사의 주요 기종(workhorse)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스티븐 장 CNN 베이징지사장.[CNN] |
C919는 기내 통로가 하나인 협동체 중형 여객기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상용항공기(COMAC)가 2006년 연구 개발에 착수해 재작년 9월 중국 항공 당국으로부터 상용 비행을 위한 최종 절차인 감항 인증(항공기의 안전 비행 성능 인증)을 받았다.
작년 5월 중국동방항공 마크를 달고 첫 상업 운항에 나서며 전 세계 양대 베스트셀러 항공기인 A320과 B737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좌석 수는 158∼192석으로, 최대항속 거리는 5555㎞다. 누적 주문은 1000대를 넘었지만 현재 해외에서는 운항 승인을 받지 못해 중국 내에서만 운항하고 있다. 독자 개발 여객기라고 하지만 엔진과 비행 제어 시스템 등 핵심 부품은 미국과 유럽에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