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이 A씨에게 제압당하는 모습(왼쪽)과 박대성이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JTBC 캡처·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전남 순천에서 길을 걷던 10대 여학생을 아무런 이유 없이 쫓아가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30)을 제압하고 신고한 시민이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대성은 당시 "재밌어? 웃겨?"라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대성은 경찰에게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지만, 이 시민은 "만취상태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6일 JTBC에 따르면,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오전 12시43분쯤 순천시 조례동의 한 주차장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1시간 뒤 사건 현장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서 A씨에게 시비를 걸었다.
JTBC가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긴 바지를 입은 박대성이 길가에 주차된 차량에 발길질을 하며 소란을 피우고 있다.
A씨는 "얘가(박대성이) 눈빛이 살기가 있었고 흥분한 상태였다"며 "주먹으로 내 얼굴을 가격하려고 한번 휘둘렀다. 눈빛 때문에 이게 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박대성은 A씨에게 다짜고짜 "왜 그랬냐"고 물었고, 어이가 없던 A씨가 '피식' 웃자 박대성은 "재밌어? 웃겨?"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얘 오늘 사고 치겠다’는 생각이 딱 들어서 신고했다"며 "그때부터 그놈 잡고 못가게 했다. ‘나도 이제 힘으로 한다’ 그렇게 말하고 힘을 딱 (줘서) 양손을 잡고 있으니까 힘을 못 썼다"고 말했다.
당시 A씨는 박대성이 범행을 저지르고 온 상태라는 것을 몰랐으며, 그가 박대성을 제압하고 경찰에 신고한 덕에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박대성은 경찰에게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만취한 상태로 보이지 않았다. 정면에서 나를 3~5번 찼다. 만취 상태에서는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며 "경찰 오니까 팔을 내밀면서 '잡아가세요'라고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