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폭우로 일부가 붕괴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남 김해시 대성동고분군 피해 현장이 22일 통제된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태풍과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로 훼손된 국가유산이 5년 반 동안 606건을 넘었지만, 지원된 복구비는 3분의 1 수준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수현(공주·부여·청양)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받은 ‘2019년~2024년 9월 국가유산 자연재해 대응 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자연재해로 훼손된 국가유산이 606건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115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경기 100건, 전남 72건, 서울 66건, 충남 55건, 경남 54건, 강원 34건 등 순이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국가 유산 긴급보수사업에 따라 긴급 복구비가 지원된 것은 29.4%(178건, 155억7300만원)에 불과했다. 훼손의 원인으로는 태풍 160건, 호우 365건 등으로 전체의 90% 가까이가 풍수해였고, 화재로 인한 피해도 25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부터 내년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한 ‘목조 국가유산에 대한 소방시설 구축’ 건수는 568건에 달했지만, 실제 반영된 건수는 62.3%(354건)뿐이었다. 예산으로 보면 857억2300만원 신청 대비 실제 반영 예산은 304억3700만원으로 35.5%에 그쳤다.
박수현 의원은 “일본 정부가 사도 광산에 이어 또 다른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데, 우리 정부는 국내 문화유산조차 제대로 보호·보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관리체계의 열악함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