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왼쪽 두번째)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가나 수훔(Suhum)지역의 카카오 농장을 방문해 카카오 재배 환경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롯데그룹은 한·일 롯데가 아프리카 가나를 찾아 지속가능한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한·일 롯데 식품사 경영진은 가나 수훔(Suhum) 지역의 카카오 농장을 점검하고 카카오 묘목을 기증했다. 이번 행사는 한·일 롯데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Sustainable Cocoa Bean Projects)’의 일환이다. 양국 롯데 식품사의 대표 상품인 가나 초콜릿은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출시 50주년, 60주년을 맞았다.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는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의 지속가능한 조달을 위해 농장의 재배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이다. 한·일 롯데는 현지 협력사와 함께 카카오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고 카카오 묘목과 비료도 지원한다. 근무환경을 개선해 공정무역에도 일조한다. 이를 통해 한·일 롯데는 안정적으로 카카오를 공급받고 고품질의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가나는 세계 2위 카카오 생산국이다. 최근 폭염과 병해로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카카오 원두 가격이 올랐다. 새로 심은 나무에서 원두를 수확할 때까지 최대 5년이 걸릴 예정이라 한동안 카카오의 가격 불안정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한·일 롯데가 직접 나선 것이다.

한·일 롯데는 양질의 카카오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가나 현지 농장과 계약을 맺고 공동으로 구매한다. 공동구매 과정에서 절감한 비용의 일부는 아동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개선, 농업 교육 프로그램 개발, 기반 시설 건립 등에 투자한다.

롯데웰푸드는 가나 현지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캠페인도 전개한다. ‘해피 사이클 위드 가나(Happy Cycle with Ghana)’가 주제다. 이달 말 한·일 롯데의 카카오 봉사단은 가나를 방문해 약 4000명의 어린이들에게 카카오쉘 업사이클링(카카오 부산물 재활용) 공책과 필통을 기부한다.

이번 행사에서 신 회장을 비롯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 등 한국과 일본 롯데 지주사·식품사 경영진은 ‘가나 코코아 보드(Ghana Cocoa Board)’에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를 전달했다. 가나 코코아 보드는 가나의 코코아 생산과 가공, 마케팅 전반을 총괄하는 정부기관이다.

신 회장은 출장 기간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도 만나 아프리카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2021년 출범한 AfcFTA 참여국의 인구는 14억명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은 3조4000억 달러(약 4666조5000억원) 규모다.

신 회장은 “지난 50여년 동안 가나 초콜릿이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우수한 품질의 카카오를 생산해준 가나 카카오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며 “한·일 롯데가 힘을 합쳐 지속가능한 카카오 원두 생산이 가능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일 롯데는 양사의 대표 브랜드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공동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열고 빼빼로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 1호 전략상품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