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떡볶이 등을 배달 주문한 모습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배달앱 수수료율 인하 등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입점업체 단체와 배달앱 운영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삐걱대고 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앱 운영사들이 ‘수수료율 5% 상한제’ 등을 반영하지 않은 방안을 제시하거나, 아예 상생안을 내지 않으면서 버티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업계 2위 쿠팡이츠는 협의체에 내놓을 뚜렷한 상생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진행된 협의체 6차 회의에서 쿠팡이츠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상생안을 내놓지 않았다. 공정위는 쿠팡이츠에 오는 14일 개최되는 7차 회의에 상생안을 가져오라고 재차 요구한 상황이다.
쿠팡이츠 TV 광고 중 일부. [쿠팡이츠 유튜브] |
업계 1위 배민은 상생안을 내놨지만, 입주업체 단체가 난색을 보이면서 수용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앱 내 배달 매출액 기준으로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는 안을 담은 ‘배달의민족 상생안’을 마련했다.
매출액 상위 60% 점주에게는 기존과 같은 9.8%의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상위 60∼80%에는 4.9∼6.8%를, 상위 80∼100%에는 2%를 각각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상위 60∼80% 구간 점주들은 손님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1000원이면 6.8%의 수수료율을, 1500원이면 4.9%를 각각 적용받는다.
상단에 ‘배달’과 ‘배민1’ 버튼이 나란히 배치된 배달의민족 주문 화면 [우아한형제들] |
하지만 입점업체 단체들은 이 상생안이 발표되자 즉각 반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운영사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매출액 상위권 점주에는 기존과 같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상대적으로 매출액이 적은 점주에는 소비자 할인 혜택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업계 3위 요기요는 매출액 하위 40%의 점주가 내는 중개 수수료 중 20%를 광고비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포인트 형식으로 돌려주는 내용의 상생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업체 단체들도 입장이 엇갈리면서 단일한 요구사항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5% 상한제 및 매출액에 따른 차등 수수료율 적용’을 주장했으나 다른 단체는 ‘상한제 없이 평균 수수료율이 5∼5.5%’가 되도록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 앞으로 오토바이 배달기사가 지나가고 있다. [연합] |
아무런 요구사항을 내지 않고 있는 단체도 있다. 한 입점업체 단체 관계자는 “현재 9.8%인 수수료율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매출에 따른 차등 수수료율을 적용하되, 중개 수수료율 전체 평균이 5∼5.5% 수준으로 안정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배민의 인상 전 수수료율인 6.8%도 과도했는데, 현행 9.8%에서 1∼2%포인트 낮추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배달앱 매출 상위 60% 구간에 있는 점주들에 9.8%의 수수료율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배민의 상생안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 단체 관계자도 “중요한 것은 차등 수수료율이 아니라 9.8%인 수수료율을 5% 수준으로 낮춰 전체 점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이달 안에 양측의 합의를 끌어내 상생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부는 참여 주체 간 이견을 좁혀 상생안을 도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만약 양측의 이해관계가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다르다면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