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개’가 타고 다니더니” 150만원짜리 ‘개모차’ …‘유모차’보다 더 팔린다

제니와 그녀의 반려견들이 타고 있는 에어버기 유모차. [제니 인스타그램 캡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나도 좀 타 봤으면…”

요즘 거리에서 마주치는 유모차들, 실제 다가가 보면 아이가 아닌 개가 탄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더구나 개들이 탄 유모차, 스펙도 사람이 타는 유모차 못지 않다.

개모차계의 벤틀리로 불리는 프리미엄 개모차의 경우 150만원에 이르는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스타 제니 역시 반려견 전용 개모차로 이 브랜드의 제품을 쓸 정도다.

한국은 반려동물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명 정도로 알려졌다. 인구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반려동물용 상품 및 서비스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강아지 유모차, 일명 개모차다. 현재 인터넷 쇼핑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개모차가 판매 중이다. 10만원대부터 비싼건 100만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 가장 비싼 고급 개 유모차 브랜드 에어버기의 프리미엄 모델은 한 대에 150만원 정도나 한다. 이 제품은 제니가 자신의 반려견들을 위해 사용하는 유모차로도 잘 알려져 있다.

프리미엄 개 유모차 에어버기. 에어버기 홈페이지

직장인 A(35)씨는 “10살된 개를 키우고 있는데 다리가 불편해서 걷기 힘들어해 개모차를 구입했다”며 “처음엔 저렴한 걸 사려고 했는데 몸도 아픈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고 싶어 두 달 용돈을 털어 70만원짜리를 샀다”고 말했다.

이렇게 개모차를 끄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면서 이런 현상은 해외에서도 뉴스로 다룰 정도다. 지난 12일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나라 중 하나, 반려견에게서 동반자를 찾다’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반려견 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개를 식용으로 사육하는 전통으로 인해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동물권 단체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며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 사람들은 반려동물, 특히 개를 키우는 데 열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산부인과는 사라지는 추세지만, 반려동물을 위한 병원이나 상점은 보편화됐다”며 “공원이나 동네에서 유아차에 반려견을 태우고 다니는 모습은 흔해졌다”고 보도했다.

유통 업계 등에 따르면 개모차 판매량은 이미 지난해 유아용 유모차를 넘어 섰다.

유모차에 타고 있는 반려견들. 연합

개모차뿐만 아니다.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상품도 잇따라 출시 중이다.

종합 펫푸드 커머스 포옹 운영사 매드메이드는 지난 8월 반려동물용 알러지 검사 진단키트 ‘포옹랩스’를 출시했다. 비대면으로 반려동물의 타액이나, 분변, 소변 등을 활용한 반려동물 건강 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데 비용은 15만원 정도다.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호텔도 생겼다. 교원그룹은 지난 8월 펫 프렌들리 호텔 ‘키녹’을 론칭했다. 교원그룹 측에 따르면 키녹은 호텔 전체를 반려동물 눈높이에 맞춰 설계했으며 펫 파크, 펫 유치원, 펫 미용실 등 반려동물에 특화된 시설로 구성됐다.

반려동물 전용 장례 서비스도 등장했다. 보람상조는 지난 6월 반려동물 전용 장례상품 서비스 ‘스카이펫’을 출시했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직접 반려동물 장례 전용 차량이 반려인과 반려동물을 장례식장까지 데려다 준다. 보람상조는 반려동물 전용 관과 유골함, 최고급 수의, 액자 등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A씨는 “10년을 함께 산 우리 집 개는 먼 친척보다 오히려 가까운 그야말로 가족”이라며 “헤어지는 날까지 여건이 되는 한 모든걸 해주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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