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일인 16일 오후 정근식 후보가 서울 마포구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은영 씨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가 당선됐다. 이로써 진보진영은 4연속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지켜가게 됐다.
지난 16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정 후보는 97.28% 개표된 17일 0시 40분 50.17%(93만6967표)의 득표율로 46.02%를 얻은 보수진영 조전혁 후보를 4.15%포인트 차로 앞서 승리했다. 3위인 윤호상 후보의 득표율은 3.16%였다.
정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2022년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조희연 전 교육감의 최종 득표율 38.1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당초 정 후보와 조 후보는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 후보가 개표 직후를 제외하곤 줄곧 조 후보를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로써 진보진영은 조희연 전 교육감이 2014년 선거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한 후 이번 보궐선거까지 4연속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셈이 됐다.
유권자들은 보수진영 조전혁 후보가 내건 교육정책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기존 정책 유지를 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나선 정 후보는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등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공약했다.
정 후보는 ‘오지선다’식 학력평가보다는 학생 개별 잠재력을 키워주는 맞춤형 학습에 주안점을 두는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기초학력을 강화하고자 서울시교육청과 대학 간 협업으로 ‘학습진단치유센터’를 설치하고, 시험 없이도 학생의 학습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서울형학습나침반’을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책무성 부분을 보완해 존치하고, 야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학생인권법 제정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역사사회학자로서의 강점을 살려 교육청 내 역사위원회, 역사교육자료센터를 만드는 등 역사 교육도 강화한다. 지역·계층 간 교육격차를 파악하기 위한 '서울교육 양극화 지수' 개발도 약속했다.
정 당선자는 “이번 선거는 교육의 미래를 선택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며 “여러분의 선택이 서울교육을 바꾸고, 서울교육을 한단계 더 진전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신임 서울시교육감 취임식은 17일 오후 2시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