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훙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장관)이 지난 2016년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NPC)의 부대 행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 당국이 침체한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자금난에 빠진 부동산업체를 지원하는 ‘화이트리스트’ 대출금을 올해 안에 340조원을 추가로 투입할 뜻을 드러냈다.
17일 니훙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장관)은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연말 이전에 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 대출 규모를 4조위안(약 767조원)까지 늘릴 것”이라며 “도시 부동산 융자 협조 메커니즘은 조건에 맞는 모든 부동산 프로젝트를 화이트리스트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회견에 배석한 샤오위안치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부국장은 “10월 16일 기준 (전국의) 상업은행이 부동산 화이트리스트 프로젝트에 2조2300억위안(약 427조8천억원) 대출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말까지 대출 규모를 1조7700억위안(약 339조3975억원) 늘리겠다는 의미가 된다.
샤오 부국장은 “올해 들어 도시 부동산 융자 협조 메커니즘이 조건에 부합하는 부동산 프로젝트를 화이트리스트에 포함했고, 다음 단계는 상업용 주택 사업 대출 전부를 화이트리스트에 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 부장은 이날 성중촌(城中村·도시 내 낙후지역)과 낡고 위험한 주택 개조 사업을 100만호 증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전국 35개 대도시에만 개조가 필요한 주택이 170만호가 있고 다른 도시 역시 개조 수요가 있으며 전국적으로 개조가 필요한 낡고 위험한 주택이 50만호 있다”면서 “이번에 비교적 조건이 무르익은 100만호에 대해 정책 지원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올해 1∼9월 청년과 농민공 등 도시 이주민을 위한 보장성 주택(취약 계층을 위한 저렴한 주택)을 148만호 공급했으며, 연말까지 입주하는 사람이 450만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은 일련의 정책 역할 아래 3년 동안의 끊임없는 조정을 거쳤고 시장이 이미 바닥을 다지기 시작했다”며 “10월 데이터는 반드시 긍정적·낙관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구조적 리스크가 됐다는 국내외 우려 속에 지난해 말 자금난에 빠진 우량 국유·민영 부동산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화이트리스트 정책을 도입했고 시중 은행이 화이트리스트 기업에 적극적으로 대출하도록 독려해왔다.
부동산 화이트리스트에 선정되기 위해선 건설 프로젝트가 ‘시공 중’인 상태(단기적인 조업 중단의 경우 자금 지원 후 즉시 공사 재개·완공 가능한 상태)여야 하고 담보물이 적합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부동산 리스크’ 기업으로 지목된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과 룽촹(融創·수낙차이나), 스마오(世茂), 뤼디(綠地·그린랜드), 쉬후이(旭輝·CIFI) 등도 최소 수십건씩의 사업을 화이트리스트에 넣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중국 경제 둔화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부문 활성화 방침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견에는 니 부장과 샤오 부국장을 비롯해 중국 재정부·자연자원부·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지난해 5.2%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은 올해 역시 지난해과 동일한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설정했고, 올해 1분기를 5.3%로 출발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내수와 투자, 외국인직접투자(FDI) 위축이 이어지면서 2분기 성장률은 4.7%로 대폭 꺾였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최근 국내외 투자기관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측치를 종합해 오는 18일 발표될 3분기 경제성장률이 4.4%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