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인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수소·AI 협력 확대”

류진(오른쪽)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제31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한국과 일본 경제인들이 내년 양국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G7 등 국제무대에서 연대를 강화하고, 인공지능(AI)과 청정에너지·양자컴퓨터 등의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이하 경단련)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제31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고, 양국의 ‘새로운 60년’을 위한 이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해 조현준 효성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 한국 기업인 17명, 일본 측에서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등 일본 기업인 7명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 9월 한경협 회장단에 합류한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도 이날 처음 한경협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경협과 경단련은 이날 회의에서 ▷OECD, APEC, G20, G7 등에서의 한일 간 협력을 위한 노력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 노력 ▷안정적 공급망 및 수소 등 청정에너지 협력 ▷신생산업 등에서의 국제표준 마련 협력 ▷한미일 경제 협력 강화 ▷AI, 양자컴퓨터 등에 있어 고도인재 활용협력 ▷스타트업 협력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다양한 세대·분야 협력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이 개최한 제31회 한일재계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토 야스히로(앞줄 왼쪽부터)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조현준 효성 회장, 효도 마사유키 스미토모상사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류진 한경협 회장, 사와다 준 일본전신전화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이순(耳順)을 맞은 양국 관계는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성숙해졌으며 공동 번영의 미래로 달려 나갈 채비를 갖췄다”며 “새로운 60년을 향해 무엇을 해야 할지 양국 경제인들은 지혜롭고 진지하게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출생·지방소멸·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양국 경제계가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함께 주도할 협력방안 구상도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인재 양성, 기술 개발, 표준 도입 분야에서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G7, G20, OECD 협력의 틀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도 개회사에서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한일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중요물자 공동조달,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구축,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지원, 스타트업 협력포럼 및 교사 교류 같은 인적교류 확대 등을 협력 과제로 제시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축사에서 “지금의 한일 협력 모멘텀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며 양국 정부가 ▷경제안보 ▷기후변화 대응 ▷제3국 내 공동 협력분야에서 양국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단에 합류한 김남구(왼쪽부터)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제31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김현일 기자

첫 순서인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 협력’ 세션에서는 탄소 저감을 위해 수소를 비롯한 청정에너지의 생산, 운송 및 활용 등 전 분야에 걸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기업의 수소모빌리티 분야 글로벌 선도를 위한 기술 표준 조화, 상용 수소차 시장 확대, 제3국 충전인프라 확충을 위한 협력이 제안됐다.

이어 ‘무역투자 분야 한일 협력’ 세션에서는 참석자들은 주요 광물의 공동 비축제도를 마련해 어느 한 나라의 공급망에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험을 서로 분산해 나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일 협력을 기반으로 한미일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올 6월 발족한 ‘한미일 비즈니스 대화’를 플랫폼으로 3국 경제계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마지막 세션인 ‘미래를 위한 한일 협력(2025년 60주년 준비)’에서는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됐다. 특히 3040 세대 간의 교류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3040 세대 교류를 활성화해 서로를 보다 잘 이해하는 전문가 양성 및 양국 관계에 대한 구상을 활발히 나누기 위한 장을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다.

인적 교류를 보다 원활히 하기 위해 지난 9월 양국 정상이 도입을 추진하기로 한 ‘사전입국심사제’를 경주 APEC 정상회의, 오사카·간사이 세계박람회와 연계해 조속히 도입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이외에도 방한 일본인의 쇼핑에 대한 면세 혜택 제공, 한일관계 60년 비전 설계를 위한 연구 제안 등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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