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회장이 지난 9월 21일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 명단을 작성·게재한 혐의로 구속된 사직 전공의를 면담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정부와 극한 대립 중인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표가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를 향해 장애인 비하 발언을 섞은 막말을 해 논란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전날 오후 11시3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대 정원이 늘어도 교육이 가능하다고 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발언을 인용해 올리고 "이 작자는 도대체 제 정신인지. 매일 같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X소리 듣는 것도 지치네요"라고 적었다.
[임현택 회장 페이스북 갈무리] |
이어 "정상윤은 본인이 감당하지도 못하는 무책임한 소리 그만하고 내가 하는 얘기가 틀리면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서 책임지겠다고 하고 공탁해야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임 회장은 'X소리'라는 경멸적 표현을 쓴 것도 모자라 이미 의학계에서 '조현병'으로 순화한 '정신분열증'을 언급, 논란을 스스로 키웠다.
당장 정신장애인 단체가 명백한 '장애인 비하'라고 발끈했다.
신석철 정신장애인연합회 상임대표는 연합뉴스에 "정치인, 장관들도 정신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을 많이 한다"며 "그렇지만 의사로서, 의사 집단의 대표로서 그런 상스러운 비하 발언을 한 점은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취임한 임 회장이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 상에서 막말로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의사의 이익에 반하는 언행을 하는 정부, 국회, 사법부, 국민을 향해 막말을 해 여론이 의료계에 등 돌리는데 일조했다는 평을 듣는다.
앞서 지난 6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창원지법 판사의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뒤 "이 여자 제정신이냐"라고 적어, 창원지법이 "심각한 모욕"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그 뒤 "교도소에 갈 만큼 위험을 무릅쓸 중요한 환자는 없다"는 글을 올려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반감을 샀다. 여성 환자를 전신 마취하고 성폭행한 의사가 자격정지 2년 처분을 받은 걸 비판한 야당 의원에게 "미친 여자"라고 일갈해 국회 청문회에서 뭇매를 맞았다.
정부가 의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 의사'의 국내 의료 행위를 허용하기로 한 방침에는 '소말리아 의사'를 거론하다 인종차별적 발언이란 비판에 삭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