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 대선 ‘돈줄’은 억만장자들…소액 기부액의 2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유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과거 미국 대선에서 풀뿌리 후원자들을 바탕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웠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는 억만장자 기부자들에 의존하고 있다. 소액 기부자들의 지지는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들어 9월까지 100만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기부자로부터 5억147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200달러 미만을 기부하는 소액 기부자 모금액 2억6010만달러의 약 2배에 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는 같은 기간 소액 기부자 후원금이 1억7910만달러로 고액 기부자 3500만달러의 5배가 넘었다. 2020년 재선 도전 때에도 소액 기부자가 4억7630만달러로 고액 기부자 1억6620만달러 대비 약 3배였다.

하지만 올해 대선에선 이러한 추세가 뒤집어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역사상 그 어떤 정치인보다 소액 기부자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축적해 온 ‘소액 모금의 대가’가 (소액 기부자들과) 접촉이 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경쟁자인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올해 3분기 소액 기부자들로부터 3억2100만달러를 모금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해리스 캠프는 소액 기부금 증가 가운데 3분기 총 11억달러의 기부금을 모집, 트럼프 캠프의 2배를 넘어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부한 억만장자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미 최대 카지노 기업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의 대주주 미리암 아델슨, 아이작 펄머터 전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과 그의 아내 로라 펄머터, 투자자 티모시 멜론 등이다.

멜론은 최근 2500만달러를 추가로 기부하는 등 총 1억5000만달러를 쾌척했다. 트럼프 정권인수위원장인 린다 맥마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공동설립자와 존 애디슨 전 프리메리카 공동CEO는 500만달러를 후원했다.

억만장자들이 수천만 달러씩 기부하면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슈퍼팩 4곳은 3분기에 3억3700만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

같은 기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의 모금액 2억1800만달러보다 큰 금액이다.

블룸버그는 “풀뿌리 지지에서 억만장자 기부자로 전환한 것은 공화당의 거액 기부자들이 트럼프가 당의 아웃사이더에서 공화당의 지도자로 변화하는 것을 어떻게 포용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고액 기부는 주로 신원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 기부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주요 슈퍼팩인 퓨처포워드는 9월에 1억400만달러를 모금했으며 그 중 4000만달러는 기부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연합 정치 비영리단체인 퓨처포워드USA액션에서 모집됐다.

퓨처포워드는 비영리단체 영향력을 위한 증거로부터도 900만달러를 받았다. 더스틴 모스코비츠 페이스북 공동창업자는 1000만달러를 기부했고, 크리스티안 라센 리플 공동창업자는 990만달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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