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2024년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타스]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주도 금융에서 벗어나려 노력 중인 가운데, 브릭스(BRICS) 국가 간 자국 통화 결제를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지우마 호세프 신개발은행(NDB) 총재와 만나 브릭스 회원국간 현지 통화 결제 비중을 늘리면 재정 독립성이 증가하고 지정학적 위험이 줄며 경제 발전이 정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NDB는 2014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됐던 브릭스가 미국 주도 국제금융 질서에 맞서겠다며 출범을 결정한 자체 개발은행이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는 서방 견제에 맞서는 국제 결제 시스템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하고 국제 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안 결제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상화폐 같은 디지털 통화 도입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알렉산더 가부예프 카네기러시아유라시아센터 센터장은 AFP통신에 “러시아는 중국, 인도,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에 중요한 나라들이 참여하는 결제 플랫폼을 만들면 미국도 함부로 건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일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달러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보도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브릭스 내 협력은 누구도, 무엇도 겨냥하지 않는다. 달러나 다른 통화도 겨냥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브릭스에 참여하는 국가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