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에서 한국 문학작품들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고 문학동네가 18일 전했다. 사진은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의 한강 작품 홍보 패널. [연합]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보수 성향 학부모단체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유해 매체로 지칭하며 학교 도서관에 배치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19금 성인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해서 청소년 관람 가능 영화가 될 수 없다"며 한강 작가 소설 채식주의자의 전국 초·중·고 도서관 비치를 강력히 반대했다.
전학연은 "한강 작가 소설을 읽어보지 않은 국민 대부분은 내용은 알지 못하면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에 기쁜 마음이었겠지만 책을 읽은 사람 중에는 어른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대표작 중 하나인 채식주의자에 대해서는 "형부가 처제의 나체에 그림을 그리고 성행위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며 "다소 폭력적인 내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전학연은 "이런 작품이 노벨상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 되려 하는 것에 학부모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단체는 반대 이유로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이나 음란한 것' 등이 포함되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해야 한다는 청소년 보호법을 근거로 들었다.
전학연은 각 학교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채식주의자 비치 반대 서명받고 있다. 단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 기준 개인 1만474명에 단체 195개가 서명에 동참했다.
채식주의자는 지난해 경기 지역의 한 학교 도서관에서 성 묘사 문제로 폐기된 바 있다.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를 '도서 검열'이라고 지적하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임 교육감은 검열이 아닌 각 학교 도서관운영위원회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임 교육감은 이어 "'채식주의자'를 읽어봤는데 아주 깊은 사고 속에서 쓰인 깊은 사고가 들어있는 작품"이라면서도 "책에 담긴 몽고반점 관련 등의 부분에서는 학생들이 보기에 저도 좀 민망할 정도의 그렇게 느끼면서 읽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