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다시 한번 더불어민주당에 강력히 요청한다”며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합시다”라고 말했다. 여야 신경전에 8년간 공석 상태였던 두 인사 추천 문제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떠나는 민심이 우리에게 오게 하겠다. 그것을 위해 변화와 쇄신하겠다”라며 북한 인권재단 이사 및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를 거론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이건 부탁이 아니고 법에 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안 하는 이유가 뭡니까”라며 “이것을 안 하겠다는 건 지금 북한 동포들의 인권 수준에 대해 민주당이 만족하고 동의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문재인 정권에서 특별감찰관을 추천하지 않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의힘은 그런 표리부동을 대단히 비판해 왔고, 국민도 비판해 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우리 정부가 출범한 이후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저희도 아직 특별감찰관 추천과 임명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데, 사실 이건 우리가 지난 대선 공약으로 약속한 것”이라며 “우리는 문재인 정권보다 훨씬 나은 정치세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특별감찰관의 실질적 추천과 임명 절차 진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특별감찰관 추천의 전제조건이라는 지금까지의 입장은,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국민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특별감찰관을 그거랑 연계해서 미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렇게 한다면 국민들께서 특별감찰관을 하기 싫어서, 대통령 주변 관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치기술을 부리는 거라고 오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도 “대통령께도 (21일) 면담 과정에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했었다”며 의지를 밝혔다. 한 대표는 11월 예정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 1심 판결 일정을 언급한 뒤 “그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이어야 되겠나. 김 여사 관련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며 특별감찰관 문제를 꺼냈다. 민주당이 세 번째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에 동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자체 노림수로 해석됐다. 한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의 여야 대표 회담에서 특별감찰관 및 북한 인권재단 문제를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친윤석열(친윤) 중심 원내 협조를 얻어낼 수 있을지 관건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전날 “특별감찰관은 국회 추천 절차가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은 국회 운영과 관련된 사안이고 원내 관련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여야 줄다리기가 이어진 이번 문제가 ‘원외’인 한 대표의 결단 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란 지적이다.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소집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저는 이재명 대표의 선고와 특별감찰관의 의사결정 부분이 맞물려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외부 행사로 최고위에 불참했다.
이를 의식한 듯 한 대표는 이날 ‘당대표의 권한’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 의지를 밝힌 직후 “당대표는 법적·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총괄한다”며 “당연한 말이지만 원내든, 원외든 당 전체를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원내 업무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정상화 등에도 당대표가 앞장서는 것”이라며 “당 전체를 총괄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당대표를 뽑는 전국 규모의 선거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