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한우 브랜드 PPUL 제품. [컬리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김슬아 컬리 대표도 월 100만원씩 내면서 사는 한우 브랜드입니다. 오프라인과 다르게 고객이 구매 전 직접 고기를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만족할 수 있도록 품질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태우그린푸드 사옥. 겉보기에 여느 회사와 다름없지만, 내부는 고기를 손질하는 직원 50여 명이 각 층에서 분주히 발골 작업을 하고 있었다. 태우그린푸드는 마켓컬리 한우 브랜드 ‘PPUL 시리즈’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다.
임종관 태우그린푸드 온라인사업부 과장은 “매일 전국 13개 한우 경매장에서 1++ 한우 중 마블링 지수 최고 등급인 9등급의 소를 경매받는다”며 “직접 손전등으로 고기 단면을 비춰보고 육향까지 점검해 매입할 고기를 고른다”고 소개했다.
전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모인 고기는 2층에서 1차 발골 작업을 거친다. 손 세척과 에어샤워를 거쳐 작업장에 들어서니 칼을 붓처럼 다루는 직원들이 보였다. 세심하게 고기를 구분 짓는 작업이었다. 임 과장은 “보통 발골 작업에서 불필요한 부위를 덜어내는 로스율이 15~20%라면, PPUL 제품은 30~40%로 더 엄격하게 고기를 가공한다”며 “한우는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이력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부 부위가 없어지면 전체 작업을 중단한다. 고기 선별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회사의 손해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24일 서울 성동구 태우그린푸드에서 한우 발골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정석준 기자 |
1차 발골 작업을 거친 고기는 -2~5℃ 사이의 온도와 75~85%의 습도를 유지하는 지하 숙성고에서 14일 이상 숙성된다. 통상 도축 후 사후 경직이 풀리는데 일주일이 걸리지만, 그보다 더 길게 숙성해 부드럽고 맛있는 소고기로 만드는 과정이다.
숙성된 고기는 3층에서 2차 가공된다.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정형사가 먹을 수 없는 지방(불가식지방)을 세심하게 걷어낸다. 정형사는 20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등심 부위 해체를 마쳤다. PPUL 시리즈 고기는 등심·안심뿐만 아니라 우둔살까지 마블링이 촘촘했다. 각 부위는 조리 방법이나 특징에 맞게 자동 포장 시설을 거쳐 제품화된다.
서형근 컬리 축수산 MD는 “등심 부위만 해도 7개 이상 제품을 선보여 고객이 원하는 용도에 따라 구매할 수 있게 한다”며 “제품은 2차 가공이 끝나고 곧바로 진공포장 돼 당일 출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공을 통해 제품 부피를 70%가량 줄이기 때문에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샛별배송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고 신선하게 전달하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24일 서울 성동구 태우그린푸드에서 한우 발골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정석준 기자 |
투 플러스라는 의미를 담은 PPUL은 김슬아 컬리 대표가 2019년 11월 직접 지은 브랜드명이다. 김 대표는 현재도 PPUL 제품을 애용한다. 서 MD는 “김 대표의 경우 PPUL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월 100만원 이상을 지출하기도 한다”며 “직접 제품 후기를 점검하고, 담당팀에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현재 36가지인 제품 가격대는 1만8000원부터 14만9000원까지 다양하다. 가격은 부위별, 포장(팩) 수별로 선택의 폭이 넓다. 모든 제품은 1인분 기준인 150~200g으로 소포장된다. 새우살 등 특수 부위는 출시하자마자 품절되기도 한다. 고객들이 입고 알람 설정을 해두고 곧장 구매에 나서기 때문이다.
PPUL 판매량은 연평균 6만팩이다. 마릿수로 따지면 월평균 5~6두 정도다. 브랜드 출시 초기에는 월 3~4두였는데, 내년 8두까지 늘리는 것이 컬리의 목표다. 서 MD는 “마블링이 꽉 찬 소가 아니면 아예 한 주는 생산을 건너뛰기도 한다”며 “지금처럼 철저히 품질 관리를 유지해서 소비자들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최고급 한우를 꾸준히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서울 성동구 태우그린푸드 가공 작업장에 진공 포장된 제품이 놓여있다. 정석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