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조지아의 꿈’ 비지나 이바니쉬빌리(가운데)가 26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 당사에서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연설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옛 소련 국가 조지아에서 26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개표 중간 집계 결과, 친러시아 성향의 현 집권 여당이 친서방 야당 연합에 대한 승리가 유력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지아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수의 과반을 차지하는 70%의 선거구 개표가 진행된 이날 현재 여당인 ‘조지아의 꿈’이 53%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집계에는 해외 거주 조지아인의 투표는 대부분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야당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반발했다.
야당인 ‘변화를 위한 연합’의 니카 그바라미아 대표는 “이것은 헌법적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다른 야당인 통합국민운동당의 티나 보쿠차바 대표도 “조지아인들은 이 나라의 유럽적 미래에 투표했기 때문에 우리는 선관위의 조작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나온 출구조사에서도 결과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총선 투표 마감 뒤 친정부 성향의 현지 TV 방송 이메디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집권당인 ‘조지아의 꿈’이 56%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포뮬러 등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방송채널 출구조사에서는 야권 4당 연합이 전체 150석 의석 중 절반을 훌쩍 넘는 83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친러시아 노선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는 집권당 ‘조지아의 꿈’에 맞서 친서방 야권 세력이 정권 교체를 노렸다.
이에 따라 향후 조지아가 러시아와 연계된 권위주의적 길을 갈지, 아니면 유럽연합(EU) 가입을 계속 추진할지, 외교적 노선이 결정될 분수령으로 여겨졌다.
‘조지아의 꿈’이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된다면 옛 소련 국가를 편입시키려는 EU의 계획도 타격을 입게 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표를 매수하는 등 부정 선거를 저질렀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지아의 독립 선거 모니터링 단체인 ‘공정 선거 및 민주주의를 위한 국제사회(ISFED)’는 여러 투표소 밖에서 위반 행위를 여럿 적발했다고 지적했다.
조지아 남부 마르누리에서 한 남성이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집어넣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조지아 선관위는 이번 선거가 평화롭고 자유로웠으며 국제 기준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