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서 안락사 택한 중국 40대女 ‘논란’…앓던 난치병 뭐였길래

20년 이상 루푸스 투병을 한 중국의 40대 여성이 부친과 스위스에서 촬영한 영상. 이 영상은 아버지와 나눈 마지막 대화라는 제목으로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왔다. 이후 해당 계정엔 더 이상 영상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펑황왕]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국의 40대 여성이 공개적으로 안락사 결정을 밝혀 현지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루푸스를 앓고 있는 이 여성은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에서 삶을 마감할 예정이다.

28일 계면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자신을 ‘사바이’라고 소개한 한 상하이 출신 40대 여성이 최근 온라인에 안락사 예고 영상을 올렸다.

그가 23일 올린 영상에는 자신이 전신홍반루푸스(루푸스)에 걸렸고, 영상 게재 다음 날인 24일 오후 스위스에서 안락사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루푸스는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전신에 염증이 발생하는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사바이는 부친과 스위스에 함께 가 마지막 절차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계정에는 안락사 예정일인 24일 올라온 ‘나와 아빠의 마지막 영상’을 끝으로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해당 계정에 따르면 사아비는 스무 살에 루푸스 판정을 받고 20년 넘게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여러 의사로부터 진찰받은 뒤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안락사를 선택했다. 그는 자신이 접촉한 안락사 단체와 절차를 모두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

그의 선택을 지켜본 중국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일부는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이 다른 루푸스 질환 환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작용할 지 알 수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루푸스가 불치병이 아닌, 관리가 가능한 난치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무룽 베이징대 인민병원 류머티즘·면역연구소 부주임은 “루푸스 환자 중 소수, 특히 정기적인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이 급성·중증 질환을 겪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케이스는 관리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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