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극할 요소 다분” 국내외 3만명 ‘신천지’ 임진각 행사 취소

납북자가족단체가 대북 전단을 공개 살포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지난 2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 대북전단 살포 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신천지예수교회가 30일 북한과의 초접경지역인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려던 대규모 집회가 안보 위협으로 인한 주민 안전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경기관광공사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신천지 측이 신청한 '종교지도자 포럼 및 수료식' 행사 관련 대관 승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대관 신청은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명의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관광공사는 지난 7월 22일 승인한 바 있다.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한 지난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안보 관광을 중단한다는 긴급 공지가 나오고 있다. [연합]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북한과 초접경지역인 임진각 평화누리에 3만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최근 고조된 남북 간 긴장 관계를 고려해 부득이하게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행사 내용에 애드벌룬, 드론 등을 띄우고 폭죽을 터뜨리는 등 북한을 자극할 요소가 다분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15일 임진각이 있는 파주시와 김포시, 연천군 등 3개 시군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북전단 살포를 사전 차단하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 관계자가 위험구역에 출입하거나 그 밖의 금지 명령 또는 제한 명령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이에 대해 신천지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정식으로 대관을 신청하고 행사를 준비해 왔는데, 경기관광공사가 대관당일이자 본 행사 하루 전에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신천지 측은 “이번 수료식을 위해 수만 명의 수료생들과 종교인사들이 해외에서 입국했고 행사를 준비하는 데에만 20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투입됐다”며 “파주 지역 위험 구역 설정은 이미 지난 16일에 이뤄졌고, 납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예고 또한 사전에 고지됐던 사안이다. 그럼에도 28일까지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는데 경기관광공사가 대비책 마련을 위한 회의조차 진행하지 않은 채 대관일인 29일 갑작스럽게 취소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법적, 행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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