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했던 최재영 목사(왼쪽 두번째 부터)와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 사업가 정대택씨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의 김여사 명품 가방 수수 불기소와 관련해 항고 이유서를 접수하기 위해 청사 내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고발한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김 여사 불기소 처분에 불복하는 항고이유서를 제출했다. 같은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고발했던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항고를 진행했으며, 해당 사건을 수사한 수사팀에 대한 감찰 청구와 추가 고발도 예고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품백 수수 사건으로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고발했던 서울의소리는 31일 서울고검에 ‘중앙지검이 김 여사에 유리한 진술을 최재영 목사에게 유도했다’는 취지의 25쪽짜리 항고이유서를 냈다. 지난 7일 항고장 접수에 이은 추가 제출이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여러 차례 청탁을 받은 후 피의자 김건희는 2022년 9월13일 고가 명품가방을 선물 받았다”며 “청탁 내용도 넓은 의미에서든 직접적으로든 대통령 권한과 영향력 범위 내 청탁이라는 사정도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서울중앙지검은 이런 관점에서 최재영을 추궁하거나 수사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명품백 등을 주고받은 행위가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되는 근거로 ▷사회 일반으로부터 직무 집행 공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한 점 ▷피의자 김건희 지위는 영부인이라는 점 ▷대통령 업무는 광범위하고 막강한 점 등을 제시했다.
최 전 의원이 제출한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한 133쪽 분량의 항고장에는 검찰의 불기소 이유에 대해 반박하며 주가조작과 관련해 법리상 공동정범, 최소 방조죄가 성립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 이유로는 ▷김 여사가 단기간에 대량으로 한 종목을 집중 매수한 점 ▷주가 조작 1차 주포 이모씨에게 거래 권한을 위임한 점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와 수년간 연락한 적 없다고 거짓 해명한 정황 등을 들었다.
최 전 의원은 2020년부터 이 사건을 수사해온 수사팀 전반에 대한 대검찰청 감찰도 청구할 계획이다. 감찰 청구 대상에는 최근 김 여사에게 불기소 처분 결정을 한 현 중앙지검 수사팀과 지휘부뿐 아니라 현직에 남아 있는 과거 이 사건 담당 검사들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전 의원 측은 수사팀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중앙지검 지휘부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등 윗선까지 직권남용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겠다는 것이다.
최 전 의원은 “검찰이 판례가 정한 공동정범 내지는 방조범의 요건을 피해가기 위해 아주 열심히 잔머리를 굴리고 교묘하게 말을 비튼 흔적들이 너무 많다”며 “잘못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긴 브리핑 시간 동안 언론을 속였던 부분에 대한 책임까지 확실하게 물도록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총장이던 시절 지휘가 배제됐던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해, 심우정 총장은 항고가 진행될 경우 다시한번 철저히 살펴보겠다고 밝혀 향방이 주목된다. 다만 그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판단을 신뢰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던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이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소인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타당한지 판단해 달라고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도 있지만, 고발인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