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4일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상위권 대학 신입생을 지역 비례로 선발하자고 파격 제안하자, 야권에서 서울대에 지역균형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공개됐다.
3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대 학부를 졸업한 학생 중 지역균형전형 출신의 평균 졸업 학점은 3.67점(4.3점 만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시기 서울대 학부 졸업생 전체 평균 학점인 3.61점보다 0.06점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서울대의 지역균형전형은 일부 신입생을 사실상 지역 비례에 따라 선발하는 제도다. 일각에서는 “지역균형선발 학생들이 수준이 낮다”고 주장하며 줄임말 ‘지균’으로 줄여 비하하기도 했다.
백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는 지균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였음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지난 2005학년도부터 수시모집에 도입됐고, 2023학년도부터 정시모집에도 추가 도입되면서 보편화 돼 있다. 이 전형을 통과한 졸업생들의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은 서울대 모든 계열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공학 계열은 지역균형전형 출신 학생들의 평균 졸업 학점이 3.50점으로, 같은 계열 전체 평균 졸업 학점(3.48점)보다 0.02점 높았다.
예체능계열은 지역균형 평균이 3.92점으로 계열 전체 평균(3.60점)보다 0.32점, 의학계열은 지역균형 평균이 3.41점으로 계열 전체 평균(3.31점)보다 0.10점 각각 높았다.
또 인문사회계열은 지역균형 평균이 3.82점으로 계열 전체 평균(3.78점)보다 0.04점, 자연과학계열은 지역균형 평균이 3.62점으로 계열 전체 평균(3.58점)보다 0.04점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서울대 교수를 지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수도권, 특히 서울 강남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바 있다. 각 대학이 신입생 전원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되 선발 기준과 전형 방법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서강대 특별강연에서 "지방 학생이 전체의 84%, 서울 학생이 16%"라며 "대학에서 지방 학생을 80% 뽑으면 수도권 집중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백 의원은 "과도한 입시 경쟁 때문에 수도권 집중, 사교육비 증가, 교육 격차, 소득 불평등, 사회 양극화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학생과 우리 모두가 행복한 교육, 학생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교육,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양성 교육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