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 [AF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오는 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승패를 결정하기 힘든 역대급 초박빙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의 ‘막판 지지세’와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은 ‘샤이(Shy·수줍은) 트럼프’가 마지막 변수로 꼽히지만 결국엔 경합주 투표율에서 대선 승리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 때마다 투표율은 핵심 변수로 거론돼 왔다. 사전 투표율을 포함해 투표율이 높으면 투표에 소극적인 흑인·청년층을 지지 기반으로 삼는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인종과 성별에 따른 표심이 어디로 쏠릴 지 막판까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승부를 결정 지을 ‘7대 경합주(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네바다주)’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초박빙 구도다.
미국 언론들은 ‘면도날 두께(razor-thin)’ 만큼 미세한 차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최종 개표까지 승리를 점치기 힘든 ‘데드록(Deadlock·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트럼프로 무게추가 기울었는데 해리스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서 다시 ‘시계제로’ 상태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공개한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승부처인 경합주 7곳 가운데 4곳에서 근소하게 우위를 차지했다.
해리스는 네바다와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4곳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살짝 앞섰다. 해리스는 네바다에서 49%의 지지를 받아 3% 포인트, 위스콘신(49%)과 노스캐롤라이나(48%)에서는 2% 포인트, 조지아(48%)에서는 1% 포인트 앞섰다. 다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48%)와 미시간(47%)에서는 동률이다.
특히 아이오와에서도 해리스가 앞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아이오와는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곳이어서 이번에 경합주로 분류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 기준 사전투표를 마친 미국 유권자가 7400만명을 넘어섰으며 주요 경합주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다고 전했다. 선벨트(기후가 따뜻한 남부)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의 사전투표율은 62%, 애리조나는 51%를 기록했다. 조지아는 유권자 80%에 달하는 40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는 170만명이 사전 투표를 했다.
7대 경합주를 중심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과 그 어떤 선거 때보다 성별 차이가 뚜렷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최근 해리스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강해진 백인 여성층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는 ‘히든 해리스’ 효과도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는 ‘샤이 트럼프’가 있기에 실제 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결과를 단언하기 어렵다. 2016년 대선 때도 여론조사가 트럼프 지지자를 놓치면서 경쟁상대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전국 득표율에서 2.1%포인트 앞서고도 트럼프가 승리했다.
NYT는 “최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백인이 여론조사에 답변할 확률이 백인 공화당 지지자보다 16% 더 높았다”며 “이는 여론조사가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