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언론에 총 쏴도 신경 안 써”[美대선 D-1]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리티츠에서 열린 야외 유세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재진이 총격을 당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불리한 방송을 내보는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비판하는 등 연일 언론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리티즈 야외 유세에서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방탄유리 패널을 가리키면서 “누군가가 나를 겨냥하려면 (내 앞쪽에 있는) 가짜 뉴스를 거쳐서 총을 쏴야 하는데, 나는 크게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트럼프 후보를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방탄유리가 설치돼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급한 가짜뉴스에 유세장의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트럼프 후보는 청중을 향해 양손을 들어 보이며 “나는 신경 안 쓴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해당 발언 전에도 “‘언론은 젠장맞게 나쁘다(so damn bad).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유세에서 누군가 기자들에게 총을 쏴도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라며 “트럼프의 최근 발언은 그와 그의 지지자들이 근래 며칠간 써왔던 폭력적인 언사를 더욱 격화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언론을 공격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트럼프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은 “언론이 피해를 입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며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언론이 현재 위험에 처해있기 때문에 방탄 유리와 같은 보호막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폭스뉴스 토크쇼 ‘폭스 앤 프렌즈’에서도 폭스뉴스가 자신을 공격하는 부정적인 정치 광고를 내보낸 것을 비판,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부정적 광고를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정적 광고에는 거짓말을 하는 끔찍한 사람들이 나온다”며 “부정적 광고가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독은 폭스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포스트 등을 거느린 미디어 재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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