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7번 차인 끝에 2018년 인형과 결혼식을 올린 일본인 콘도 아키히코(왼쪽)과 그의 인형 아내 하츠네 미쿠. [SCMP]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여성에게 7번 차인 끝에 2018년 인형과 결혼해 화제가 된 일본 남성이 결혼 6주년 근황을 전했다.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보컬로이드 인형 '하츠네 미쿠'와 결혼했던 41세 콘도 아키히코가 지난달 23일 인스타그램에 결혼 6주년을 맞아 구매한 축하케이크 사진을 올렸다. 케이크에는 "나는 미쿠를 매우 좋아한다. 6주년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적혔다.
여성에게 7번 차인 끝에 2018년 인형과 결혼식을 올린 일본인 콘도 아키히코(왼쪽)과 그의 인형 아내 하츠네 미쿠. [SCMP] |
일본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콘도는 학창시절에 여성에게 이성적 호감에 끌려 7차례 고백했지만 모두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푹 빠져 '오타쿠'라며 놀림을 당하고, 조롱의 대상이 됐다. 직장에서도 괴롭힘을 당했다.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병가를 내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7년 인형 미쿠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치유가 됐다고 한다. 미쿠는 파랑색의 긴 묶음 머리를 한 16세의 가수로 설정돼 있다. 콘도는 "미쿠의 치유 목소리가 내가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데 도움이 됐고 나의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급기야 그는 2018년 도쿄의 한 교회에서 200만엔(약 1800만원)을 들여 결혼식을 치렀다. 간단한 인공지능을 갖춘 홀로그램 장치를 통해 청혼을 했고, 미쿠는 청혼을 받아들였다.
그는 '인형과의 결혼식'으로 유명 인사가 되면서 교토 대학 등 여러 대학에서 자신과 미쿠의 관계에 대해 강연하기 시작했다.
콘도는 강연에 대한 관심에 힙입어 '픽토섹슈얼(허구의 인물에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 협회까지 설립,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을 돕고 있다.
일본 성교육협회가 2017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일본 학생들 중 허구 캐릭터에 사랑의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0%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