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發 가계대출 폭증 우려…2금융권 현장점검

지난달 17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모습. 1만2032가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단일 단지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상호금융·여전·보험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지난달 2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자, 금융당국이 2금융권에 대한 현장점검과 함께 대출규제 강화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특히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에 대한 집단대출이 집중 점검 대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이 2조원대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그 중에서도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사·저축은행의 신용대출, 보험사 보험약관대출 등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이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주로 이용하는 ‘급전 대출’이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2금융권 가계대출이 이 같은 규모로 증가한 것은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열풍이 불었던 2021년 7월(3조3000억원)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이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돈을 빌리기 힘들어진 서민·취약계층이 2금융권으로 몰린 데다, 최근 카드·캐피탈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규모 입주 아파트 단지에 대한 집단대출 영향도 있다. 지난달 새마을금고에서 1조원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대출 증가분의 80%가 집단대출 공급액으로 알려졌다. 중도금대출·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은 신규 분양, 재건축·재개발 입주 예정자에게 개별 심사 없이 대출을 일괄 승인하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급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이달 중 1만20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이 수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것은 2금융권 가계대출 추가 증가세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또 일부 새마을금고와 지역농협이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 금리로 시중은행보다 낮은 4%대 초반을 제시하면서 입주예정자들이 쏠릴 가능성이 더 커졌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관리·감독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이번주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에 대해 현장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집단대출이 대거 증가할 수 있는 대규모 입주 단지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2금융권에 자율적인 가계대출 정책 강화도 주문하는 한편, 추가 규제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할 예정이다. 당장 11~12월의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제출하도록 해 은행권처럼 자체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 대상이다. 이날(11일) 개최하는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도 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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