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계열사, 임원인사 마침표…식음료 청사진 살펴보니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임원 인사를 마치고,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특히 실적 개선이 급한 식음료 계열사들은 남은 절차를 속도감있게 추진해 실적 개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각 계열사는 조직개편과 인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단행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의 연장선이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총괄사장의 신세계 회장 승진을 비롯해 이마트와 백화점의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식음료 계열사 수장이 교체됐다.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신세계L&B 대표에는 외부에서 영입한 마기환 대표가 선임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정용진 회장이 취임 첫 해 단행한 정기 인사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한 것”이라며 “성장을 더 가속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각 사는 새 대표 체제에서 변화를 꾀한다. 신세계푸드도 연내 조직개편과 인사 단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9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 비중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통서비스 부문은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수익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마트, 지마켓, 신세계프라퍼티에서 지원본부장을 겸임한 강 대표의 재무 경험이 신세계푸드 경영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사업인 대안식품의 유지 여부는 고심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대안식품 개발에 나선 이후 2021년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에 이어 지난해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잇달아 선보였다. 업계는 국내 대안육 시장 성장이 더딘 만큼 수익성이 낮아 사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L&B도 마 대표를 중심으로 영업이익 확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마 대표는 2000년 신세계 이마트 부문으로 입사해 중국 상해법인 등에서 근무하고 신세계L&B 영업팀장으로 부임했다. 최근에는 나라셀라 영업조직을 총괄하고, 1년 만에 친정인 신세계그룹으로 복귀했다.

신세계L&B의 매출액은 2022년 2064억원에서 지난해 1806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6억원에서 7억원이 됐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53억원이다. 주력 품목인 와인 수요의 감소 영향이다.

신세계L&B는 신사업으로 화장품 관련 '와인앤모어 뷰티’를 펼치고 있다. 이종 산업과 협업을 확대해 수익 다변화를 노리는 시도다. 다만 와인 등 주류 관련 제품만 다뤄온 마 대표가 해당 사업을 계속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임원 인사 이후 새 대표가 부임하면 조직개편이나 인사 이동은 정례적으로 추진되는 사안”이라며 “새 경영진은 이를 통해 추구하는 방향을 뚜렷이 드러내고 이전과 다른 사업 변화를 제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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