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침체에 10월 실업급여 신청 ‘역대 최다’…올해도 실업급여 예산 동 났다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 붙은 실업급여 관련 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올 들어 건설업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0월에도 1만5000명 감소하면서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비자발적 퇴사자가 늘면서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8만9000명으로 10월 기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건설업 일용직 근로자 2400여명이 구직급여를 신청했고, 상용직 중에서도 960명이 비자발적 퇴사를 하고 구직급여를 신청했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1.4% 늘었지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의 효과가 컸다. 실제 제조업 가입자 수가 3만명 증가했지만, 이 역시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배제하면 8000명이 줄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장장 13개월 연속 감소세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10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중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약 1만명(12.4%) 증가한 8만9000명을 기록했다. 10월 기준으로 역대 최다다. 지급자는 58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1000명(3.7%) 늘었다.

건설업 경기 침체로 구직급여 신청자 수가 3360명 증가한 영향이 컸다. 건설업 종사자 중에서도 일용직 근로자가 2400명 가량 구직급여를 신청해 건설업 고용 상황을 반영했다. 건설업 상용직에서도 960명이 비자발적으로 퇴사하고 구직급여를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총 지급액은 전년 대비 903억원(9.9%) 많은 1조6억원이다. 구직급여 월 지급 총액은 앞서 4월 1조546억원, 5월 1조786억원, 7월1조767억원, 8월 1조255억원에도 1조원을 상회한 바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지급액은 9조775억원이며, 10월까지 이미 10조원을 넘겼다.

이에 비해 올해 정부가 구직급여로 편성한 예산총액은 10조9144억원으로 이미 10월까지 전체 예산의 92.3%를 소진했다. 11~12월 구직급여 신청액이 8400억원을 넘긴다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예산이 부족해진다. 당국은 고용보험기금 운용계획 변경을 추진해 추가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10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49만명으로, 전년 동월(1528만명) 대비 20만8000명(1.4%) 증가했다. 9월(19만4000명)보다 늘어 20만명대를 회복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5만8천명으로 기타운송장비, 식료품,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해 소폭 늘었다.

다만 고용허가제 외국인을 제외하면 8000명 감소한 것으로,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세는 13개월째 이어졌다. 서비스업 가입자 수는 1072만명으로, 보건복지·사업서비스·전문과학·교육서비스·숙박음식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19만1000명이 증가했다.

건설업의 경우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가입자 수가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10월 기준 76만4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만5000명이 감소한 것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 가입자는 855만9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5만5000명, 여성은 693만1000명으로, 15만3000명 늘었다.

외국인력 도입 확대 등으로 전체 업종 외국인 가입자는 1년 전보다 4만1000명 증가한 2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증가한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중 16.7%가량이 외국인이다.

아울러 30대·50대·60세 이상은 각 5만3000명, 10만1000명, 20만8000명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와 40대는 인구 감소 및 고용 감소의 영향으로 10만7000명, 4만7000명씩 감소했다.

지난달 워크넷을 이용한 신규 구인 인원은 17만6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6만2000명(26.0%) 감소했다. 신규 구직인원은 2만1000명(5.5%) 감소한 35만9000명이다. 워크넷 구인배수(구직자 1인당 일자리수)는 0.49로 전년 동월(0.62) 대비 낮다.

천경기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도소매, 제조업, 정보통신업을 중심으로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늘어났고, 건설은 일용근로자 중심으로 신청자가 확대됐다"며 "건설기성액이 계속 감소하는 등 고용 상황이 안 좋으니 구직 급여를 신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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