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10월 취업자 수 증가폭 넉 달 만에 10만명↓…실업률도 상승

10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4개월 만에 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서울시 일자리 카페에서 구직 정보를 보고 있는 취업준비생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양영경 기자] 지속되는 내수 부진이 고용 시장을 한파로 몰아넣고 있다. 10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4개월 만에 10만명 아래로 주저 앉았다.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과 건설업 취업자 수가 각각 8개월, 6개월 연속 감소했고, 제조업 취업자 수 역시 4개월째 줄었다. 고용률은 통계작성 이래 10월 기준 가장 높았지만, 실업자가 4개월 만에 증가하며 실업률도 올랐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4년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취업자 수는 2884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3000명 늘었다. 취업자수 증가 폭이 10만명을 밑돈 것은 6월(9만6000명) 이후로 4개월 만이다. 7월(17만2000명), 8월(12만3000명), 9월(14만4000명) 연속으로 1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꺾였다.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과 건설업에서 ‘고용 한파’가 지속됐고, 제조업 역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속된 내수 부진이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지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도소매업 취업자는 14만8000명 줄었고, 건설업도 9만3000명 감소했다.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는 2021년 7월(-18만6000명)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도소매업은 8개월, 건설업은 6개월 연속 각각 감소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동월보다 3만3000명 줄어, 4개월째 감소했다. 통계청 서운주 사회통계국장은 도소매업 관련 “소매 취업자 감소 상황이 도매까지 확장된 경향이 있다”며 “임금근로자 외 자영업자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9만7000명), 교육서비스업(8만4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만7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에서 25만7000명 증가하며 고령층이 고용시장을 견인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60세이상에서 25만7000명, 고령층 일자리 중 65세 이상에선 30만명, 70세 이상 12만9000명, 75세 이상 5만7000명 늘었다. 3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6만7000명, 1만2000명 증가했다. 20대와 40대 취업자는 각각 17만5000명, 7만2000명 감소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도 전년보다 18만2000명 감소하며 24개월 연속 뒷걸음질 했다. 청년층 고용률도 45.6%로 전년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작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69.8%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0월 기준 가장 높았다.

지난달 실업자는 67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5만1000명(8.2%) 늘며 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3%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08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1000명(0.1%) 증가했다. 육아(-11만2000명) 등에서 감소했으나, ‘쉬었음’(20만7000명), 가사(5만명)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이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10월 쉬었음 인구는 244만5000명으로 역대 10월 중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에서 10만명, 청년층(15∼29세)에서 5만2000명, 30대에서 4만7000명 늘었다.

한편, 이날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과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 회의를 열고 10월 고용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장대기 프로젝트와 3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건설업·자영업 종사자와 청년층 지원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으로 공공 공사비 현실화, 온누리상품권 활성화, 청년올케어플랫폼 DB 구축 등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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