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유통’에 K-웹툰 매출 직격탄

네이버웹툰 소개 이미지 [네이버 제공]

한국 웹툰 시장이 ‘불법 유통’에 몸살을 앓고 있다. 웹툰은 글로벌 시장으로 규모를 키운 ‘원조 K-콘텐츠’로 자리 잡았지만, 끊이지 않는 불법 유통으로 매출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당장 네이버웹툰의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올해 3분기 한국 유료 콘텐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의 영향으로, 웹툰 사업 성장의 근간이 됐던 한국 시장이 직격탄을 맞는 모양새다.

정부까지 나서 불법 유통 채널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일시적으로 사라졌다 다시 등장하는 불법 유통 채널을 완벽하게 근절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IC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올해 3분기 한국 유료 콘텐츠 매출이 9140만1000달러(12일 기준·약 1241억원)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간 매출 9670만1000달러(약 1355억원)에 비해 약 114억원이 감소한 셈이다. 월간 유료 이용자 수(MPU)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420만명)에 비해 감소한 390만명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매출 하락, 이용자 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를 꼽고 있다. 실제로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 이용자는 3억명에 육박한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간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 이용자는 총 2억6000만명, 페이지뷰는 22억5000만회에 달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로 알려진 ‘뉴토끼’는 방문자 수 1억3000만명, 페이지뷰 11억5000만회로 집계됐다.

곳곳에서 피해가 확산하자, 정부까지 나서 불법 유통 채널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불법 유통을 완전히 뿌리 뽑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2·제3의 불법 채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버젓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불법 사이트 심의 후 접속 차단을 하고 있으나, 사이트 운영자는 즉각 대체 사이트를 만들어 접속 차단 회피를 시도하고 있다. 새로 생긴 사이트의 경우 방심위 차단 기간이 2~3주가 소요되는데 대체 사이트는 만들어지는 데 하루면 충분하다.

수사에도 한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해외 서버를 통해 웹툰·웹소설을 불법으로 유통하는 뉴토끼는 운영자가 일본으로 귀화하면서 사실상 수사가 중단된 상태다.

때문에 정부가 저작권 보호를 위한 예산을 늘리고, 국제 공조 등을 통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불법 웹툰·웹소설 사이트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웹툰 불법 유통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18년 진출했던 인도네시아에서 웹툰 사업을 철수했다. 이 역시 인도네시아 현지의 극심한 웹툰 불법 유통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카카오엔터는 자체 대응팀까지 만들어 직접 현지 불법 유통 단속에 나섰지만,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차민주·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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