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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야탑역 흉기난동 살인예고글’ 작성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작성자는 게시물이 올라온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의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13일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A씨 외에도 해당 사이트의 운영자 B씨, 다른 관리자 2명 등 20대 남성 3명을 정보통신망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월 18일 자신이 관리하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해당 게시물은 캡처된 형태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에 유포됐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야탑역 주변에 경찰특공대와 장갑차 등을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했다.
범행일로 예고한 같은 달 23일에는 기동순찰대와 기동대, 자율방범대 등 180여명의 인력이 일대 순찰에 동원됐다. 이후 두 달 가까이 순찰이 이어지면서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도 나왔다.
A씨 등은 지난 4월부터 서울 모처에 사무실을 차리고 미국에 서버를 둔 해당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트의 직원은 이번에 체포 또는 입건된 운영자 1명과 관리자 3명을 포함해 7명 남짓인 것으로 전해졌다.
운영자 B씨 등은 당초 협박범을 찾기 위한 경찰 수사에서 참고인 신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흉기 난동 예고 글이 올라온 당일 수사 협조를 위해 B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B씨는 “글쓴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협조를 거부했다.
이후 해당 사이트에는 “우리 사이트는 시스템 특성상 운영자조차 작성자 신원을 파악할 수 없는 완전한 익명성을 보장하는 커뮤니티”라며 “우리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수사에 대한 협조를 진행 중이다”라는 공지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협박글 게시자 추적을 위해 국제공조 수사와 압수영장 집행, IP추적 수사 등을 진행했다. 경찰은 운영자 계정으로 미국 서버에 로그인한 IP의 접속 위치를 전달받고 지난달 29일 서울 사무실 소재를 파악해 B씨 등 3명을 검거하고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어 추가 수사를 통해 A씨의 신원을 특정한 경찰은 이달 13일 오후 5시 50분께 서울의 한 거리에서 A씨를 발견하고 56일 만에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대학 동창 혹은 업무를 통해 만난 사이로, 모두 또래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일부는 온라인 사이트 운영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이트는 익명성을 표방하며 서버를 해외에 두고 사이트 내 불법 정보 공유, 음란사이트 링크 게시 등 불법행위로 사이트 홍보와 방문자 증가를 노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B씨 등이 A씨와 사전에 범행을 공모했거나 지시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B씨 등이 사이트 홍보를 위해 게시판에 올라온 음란 사이트 링크 등을 방치한 혐의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수원지법에서 진행되고 있다. A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올린 게시글로 인해 해당 지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공권력 낭비가 심하게 일어났다”며 “협박죄는 실제 위해를 실현할 생각이 없더라도 위해를 고지하기만 하면 죄가 성립하는 만큼 결코 어떤 이유로라도 함부로 흉기난동 등 예고글을 작성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공권력을 낭비하는 협박글 게시자에 대해 모든 추적기법을 동원해 반드시 검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