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업자산 매각 이어가…현금곳간 ‘차곡차곡’
PMI 작업 본격화…기업가치 제고 기대감 ↑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남양유업이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은 이후 자본 효율성을 개선하는 등 체질개선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인수후통합(PMI) 작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하며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남양유업의 운전자본은 전년 동기대비 약 6% 감소한 2487억원 상당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동반 하락한 결과로, 매출액 대비 운전자본 비중은 전년 동기대비 0.9%p(포인트) 감소한 35.1%로 나타났다.
운전자본은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의미하는데,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고자산 및 외상매출금 등 단기 보유자산을 뜻한다. 운전자본은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로,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을 경우 투자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기업 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유업계가 통상 20% 내외의 매출 대비 운전자본 비중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양유업의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 회전율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1월 남양유업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포트폴리오 기업 정상화 작업에 힘썼다.
남양유업은 재고와 외상 부담을 낮추는 한편 자산 효율화를 위해 장부상 비영업 자산을 매각했다. 그간 회사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던 알짜 자산을 매 분기별로 처분해 현금곳간을 차곡차곡 채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남양유업은 회사가 가진 회원권을 처분하면서 24억원 상당의 이익을 냈다. 아울러 보유하던 펀드를 처분하고, 커피·아이스크림 등 식음료업은 자회사인 백미당INC에 영업 양수했다.
이외에 운용사의 또 다른 포트폴리오 기업과의 시너지 도출 시도 및 남양유업의 재무전략 변화가 예상된다. 올 상반기 남양유업은 라한호텔과 협업 물꼬를 텄으며, 같은 기간 차입정책을 손보기 위한 움직임 또한 있었다.
지난 6월 개최한 이사회에서 남양유업 이사회는 남양유업 외식사업부(백미당)와 라한호텔 간 거래 승인의 건을 가결시켰다. 라한호텔은 한앤컴퍼니가 2017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인수한 호텔현대를 탈바꿈시킨 호텔 체인이다.
신용한도 사전 약정을 걸어둠으로써 차입을 늘리려는 사전 정지작업을 밟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차입 경영을 고수했던 홍원식 전 회장과는 차별성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실적 또한 깜짝 반등하며 개선 기대감을 키웠다. 남양유업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별도·연결기준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모두 흑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9년 2분기 이후 20분기 만의 쾌거라는 게 남양유업 측의 설명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번 흑자전환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 수익성 강화 중심의 경영 전략이 주효했던 영향”이라며 “사업구조 재편은 물론 원가 및 비용절감 등 경영쇄신 활동을 적극 펼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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