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건희 특검법에 화력 집중…尹 거부권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대통령궁에서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야당 주도로 단독 처리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오는 21일까지 남미 순방 중인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가 예정된만큼 행사 시점을 놓고 고심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 14일 정부로 이송됐다. 윤 대통령은 법안이 이송된 다음날부터 15일 이내인 오는 29일까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앞서 김 여사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국회 재표결을 거쳐 지난 2월 폐기됐다. 22대 국회 들어서도 ‘야당 강행→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 재표결 후 폐기’가 반복되고 있다.

세번째 통과된 김 여사 특검법은 기존에 발의했던 것보다 수사대상이 좁혀졌다. 특검법 수정안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부정 선거·인사 개입·국정농단으로 대상을 축소했다. 또한 대법원장이 4명의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2명으로 압축,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제3자 추천’ 방식으로 특검 후보 추천 방식을 바꿨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특검 업무도 사법 업무로, 사법작용이 아니라 정치선동”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특검을 하니마니 결정해서 국회가 사실상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꾸리는 나라는 없다”며 “명백히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삼권분립체계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도 거부권 건의를 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상태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안 관련해선 당론으로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하겠다”며 “앞으로 이 법을 반드시 저지시켜가겠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가결에 화력을 모으는 중이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혐의 1심 유죄 판결로 사법리스크를 떠안게된만큼 김 여사 특검법을 중심으로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8일 오후 7시 국회 본관 계단에서 ‘김건희 특검법 관철 민주당 국회의원 2차 비상행동 선포식’을 개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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