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열린 ‘2024 노량진 수산대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해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회를 싸게 먹을 수 있는 ‘꿀팁’이 소비자들 사이에 확산되자 상우회가 이를 제지하려 회원들에게 짬짜미를 강요하다 공정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A상우회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지난 5일 경고 처분을 했다.
해당 상우회는 지난 8∼9월 회원 점포 약 250여 곳에 소비자들이 경매상에서 사 온 생선 손질을 금지하고, 소매 판매까지 하는 경매상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경매가 끝나면 도매상들이 남은 활어를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한다. 이에 온라인상에는 경매장에서 활어를 산 뒤, ㎏당 2000∼5000원을 주고 시장 내 소매점에서 회만 뜨는 방식이 ‘회를 싸게 먹는 꿀팁’이라며 SNS에서 빠르게 퍼졌다.
이는 소매점에서 고른 활어를 인근 식당에 상차림 비용을 내고 먹는 일반적인 방식보다도 30∼40%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매점의 극성 호객행위나 바가지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입소문이 난 것도 있다.
그러나 이런 ‘꿀팁’이 공유되면서 회원들의 영업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A상우회는 회원들에게 ‘본인의 물건 외에 중매인·보관장 등에서 판매한 활어 및 기타 상품에 대해서 가공 처리 등을 하지 말 것’, ‘낱마리 판매를 하는 중매인·보관장과 거래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각서(이행확약서)를 받는 등 담합을 시도했다. 각서 내용을 어기면 상우회 차원에서 내리는 행정조치를 받아들여야 하는 조항도 있었다.
결국 지난 8월 26일부터 담합에 나선 해당 상우회는 내부 반발과 소비자 항의로 결국 백기를 들어야 했다.
조사에 나선 공정위는 A상우회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회원의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스스로 이 같은 행위를 멈췄으며, 잘못을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해 사건을 위원회에 상정하지는 않고 경고 처분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