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포인트 제안도 반대한 삼성 노조…임금 협상 결국 해 넘기나

삼성전자 임금 잠정합의안 부결
투표율 75%…반대 56%
패밀리넷 200만포인트 지급에도 부결
23~24일 재교섭 나설 전망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가 마련한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이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임금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사측이 받아들인 패밀리넷 200만포인트 지급에도 반대 표가 찬성 표를 넘어서며 부결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14일 도출한 ‘2023년·2024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결과 찬성 41.36%(9444표), 반대 58.64%(1만3392표)로 최종 부결됐다.

이번 투표는 지난 14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진행됐다. 선거인 수 3만436명 중 투표에 참가한 인원은 2만2836명으로 투표율은 75.03%였다.

삼성전자 노사는 2023년과 2024년 임금 교섭을 병합해 올 1월 16일 교섭에 들어갔다. 이후 10개월 만에 이번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자사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전 직원에게 지급하고, 조합원이 조합 총회(교육)에 참여하는 시간을 유급으로 보장한다는 내용이 새로 담겼다. 평균 임금인상률 5.1%(기본인상률 3.0%, 성과인상률 2.1%), 장기근속 휴가 확대 등은 올해 3월 발표한 기존 안을 적용했다.

그러나 이번 투표에서 최종 부결되며 임금협상은 또 다시 해를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사는 오는 23∼24일에 재교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안팎으로 합의안이 가결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며 “내년에 3년치(2023·2024·2025년) 임금협상을 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의 수가 전체 임직원 수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만큼 이번 부결은 삼성전자에 큰 부담일 것”이라며 “노조 집행부 역시 오랜 시간 협상에 나선 만큼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 20일 기준 3만6685명이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12만5000명)의 30% 수준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