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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남편을 위해 결혼식 비용과 신혼집까지 지원했지만 시험 합격 후 이혼을 종용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들 3명을 둔 가정주부 A씨 고민이 공개됐다.
방송에 따르면 A씨는 대학 시절 남편 B씨를 만나 연애하다 아이가 생기면서 일찍 결혼하게 됐다. 당시 B씨는 전문자격증 공부를 하는 수험생 신분이었다.
반면 A씨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경제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A씨 부모가 결혼식 비용과 신혼집 등을 지원해줬다.
양육을 위해 친정에 가서 산 지 10년이 됐을 무렵 드디어 B씨가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다. 다만 수습 기간에도 별다른 소득이 없어 A씨 친정이 이 시기에도 생활비와 아이 교육비를 대줬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남편은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장인·장모와 함께 사는 게 답답하다며 연고도 없는 지역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분가 후에는 대화가 통하지 않고 A씨가 경제적으로 무능력하다며 대뜸 이혼을 요구했다.
실제 얼마 뒤 B씨는 A씨에게 이혼 소장을 보냈다. 남편은 장인·장모가 부당하게 대우했으며 아내의 경제적 무책임이 유책 사유라고 적어놨다. 그러면서 재산분할금 5억원과 결혼 전 처가에서 준 아파트의 절반을 요구했다.
A씨는 “너무 기가 막힌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류현주 변호사는 “민법 제840조에서 재판상 이혼 원인 6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B씨가 주장하는 내용이 이런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혼 청구를 기각시킬 수 있다”며 “이혼은 주장하는 쪽에서 이혼 사유가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B씨가 주장한 이혼 사유에 대해서는 “장인·장모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도 법이 정한 이혼 사유”라며 “다만 사연자의 경우 장인·장모가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으로 해준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남편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가 결혼 전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아파트는 이혼 시 분할재산 대상이 될까. 류 변호사는 “결혼 전 증여받은 부동산은 사연자의 ‘특유재산’이지만 특유재산도 그 형성 또는 유지에 배우자가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이혼 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산분할 기여도를 산정할 때 남편이 주장하는 50%는 너무 과해 보이고 아파트 가액과 친정 부모가 경제적으로 지원해준 금액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 기여도를 더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