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전날 열린 첫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김도윤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첫 회의에서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중지를 정부에 촉구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2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전날 열린 1차 비대위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내년도 의대 모집 중지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며 “3000명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에서 갑자기 6000명, 7500명의 의대생을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이를 무시하면 의대 교육 환경은 파탄으로 갈 것”이며 “후유증은 10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 위원장은 의료계와 전공의, 의대생이 의협과 함께 회의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이 사태의 가장 큰 당사자는 전공의와 의대생”이라며 “이들의 말을 여러가지 방안으로 수렴하고 더 듣도록 하겠다. 우리나라 교육체계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하면 서로를 향한 비난이 줄어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전날 회의에서 ‘정부의 의료 농단에 맞서 싸워 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 ‘전공의·의대생은 물론 의대교수·개원의·봉직의 등 의료계 전 직역을 하나로 모아 의료농단 저지를 위해 싸울 것’ 등의 내용도 의결했다.
박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의료 정책이 “선무당과 눈먼 무사가 벌이는 의료 농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윤 정부는 사회 각 분야 문제점을 깊게 이해하고 정교하게 개선하는 게 아니라 눈먼 무사처럼 마구 칼을 휘둘러 왔다”며 “대통령 주변에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중층적 규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조언을 하는 선무당 경제학자도 많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사태를 해결할 생각 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며 “해부학 실습 등 기초의학과 병원 임상실습은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전날 열린 첫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
여야의정 협의체의 경우 ‘논의가 되지 않았다’라며 ‘의미 없다’는게 비대위의 공통의견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여야의정 협의체의 경우 계속해서 말하지만, 신뢰 회복 조치가 필요하다”라며 “정부 정책을 지켜보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윤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박민수 복지부 차관 등을 거론하며 “이들은 편하게 지내고 의대생과 교수들만 10년 이상 후유증을 앓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이런 것들이 정부의 무모한 정책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라며 “합의할 수도 없고, 합의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으며, (합의하면) 저들에게 면죄부만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는 끝까지 이들과 여당의 죄과에 대해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