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를 앞두고 2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올림픽공원에서 16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 회원들과 전세계 환경단체 회원들이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1123 시민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UN 회원국은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5차례 협상회의를 통해 마련하기로 합의했고 이번 5차 협상회의는 협약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한국이 연간 1992만 메트릭톤(CO₂e, 이산화탄소 환산량)의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설비 생산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과 대만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았고, 탄소 배출량 또한 3개 시장 중 최대 규모로 유발될 수 있다.
24일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에 따르면 한국, 일본, 대만의 주요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능력은 연간 4199만 메트릭톤에 달하며,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9993만 메트릭톤에 달한다.
3개 시장 중 한국은 생산 능력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연간 1992만 메트릭톤의 1차 플라스틱 폴리머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4955만 메트릭톤으로 일본과 대만의 배출량을 합한 수치와 맞먹는다.
아비게일 아길라르 그린피스 캠페인 스페셜리스트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회의에서 석유화학 업계 로비스트 참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는 협약의 본래 목표에서 벗어나게 하고 회의의 진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번 회의에서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정 산업의 이익보다 인류와 지구를 우선시하여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호 서울환경연합 기후행동팀장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전 세계 4위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석유화학 및 정유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전체 배출량의 14.8%를 차지한다”며 “한국 정부가 석유화학 업계에 치우친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플라스틱 생산 감축과 탈탄소화를 중심으로 한 산업 전환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유새미 녹색연합 활동가는 최근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플라스틱을 재활용보다는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점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 5차 협상회의 개최국이자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HAC ) 소속 국가로서, 생산 감축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플라스틱 오염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2022년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의 협상회의를 진행했지만 강력한 협약 체결을 지지하는 국가의 ‘생산 자체를 줄이자’는 주장과 약한 협약 체결을 지지하는 산유국 등 국가의 ‘재활용 포함 폐기물 처리에 중점을 두자’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5차 회의를 끝으로 합의문 도출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