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넘는 타이어 생산하는데…女엔지니어 50% 가능했던 비결은? [미쉐린 지속가능성 2024]

미쉐린 람차방, PF2 공장 직접 가보니
424명 근무, 하루 생산량 9000본 달해
환경과 직원 복지 목표로 기계화·자동화
평균온도 38→30도 획기적으로 줄이기도


21일 방문한 미쉐린 람차방 공장의 외관. [파타야=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태국 파타야)=김성우 기자] #. 돌돌 말려 있던 ‘세미 프로덕트’(반제품) 형태의 타이어가 운반기계를 통해 제품을 제조하는 기계인 ‘VMI MAXX’로 투입된다. 기계는 빠른 속도로 말려있던 타이어 고무를 펴내고, 쓰임에 맞게 제품을 절단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타이어 모양으로 제품을 말아낸다. 100% 자동화된 공정에서 직원이 하는 일은 제품 검수와 기계 확인 뿐이다. 무거운 타이어를 직접 들 일이 거의 없다.

21일 직접 방문한 태국 파타야의 미쉐린 람차방 PF2 공장은 대부분 작업에 대한 자동화를 마친 시설이었다. 2020년 초도생산을 시작한 비교적 ‘신식’ 시설로, 미쉐린이 직원들의 복지를 실현하고 직원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실로도 평가받는다.

공장 규모는 21ha, 하루 생산가능한 물량은 타이어 9000본, 어쿠스틱 타이어(진동 흡수 폴리우레탄 폼 링을 적용한 미쉐린의 고급 타이어)는 2200본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42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중 34%가 여성이고 3명은 장애인 직원이다. 공정별로는 여성 엔지니어 비율이 50%에 달하는 구역이 있을 정도로 여성 직원이 많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타이어 공장에서 제작되는 제품이 10㎏이 넘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비결은 생산에 들어가는 타이어 자동화 생산장비인 VMI MAXX다. 반제품 상태로 말려 있던 타이어를 VMI MAXX에 집어 넣으면, 제단과 직접 마는 작업을 기계가 담당한다. 타이어의 바깥과 안부분 고무를 제작해 하나로 합치는 역할도 오롯이 기계의 역할이다.

VMI MAXX 앞에 선 공장 엔지니어가 제품의 공정에 대해 설명 중이다. [미쉐린 코리아 제공]


직접 방문한 VMI MAXX의 공정 과정에서는 작업 현장에 단 한명의 여성 직원만이 근무하고 있었다. 해당 직원은 제작중인 타이어를 확인하면서 균열을 찾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생산중인 타이어를 들어 나르고, 체크해야만 했던 기존 공정은 기계가 담당한다.

불량률도 1% 미만으로, 이중 85%는 추후 잡아낼 수 있어,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불량품도 적다고 한다.

공장을 안내하던 직원 야닉바드 씨는 “개인적으로 봤을 때 공장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생산부문”이라면서 “현재는 PF2 공장에만 12개의 VMI MAXX가 있고 기계를 늘려 생산케파를 확장할 수 있도록 공장을 설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후 타이어는 제품화 될 수 있도록 뜨거운 열을 가해 경화하는 작업을 거치는데, 경화작업 또한 전기로 작동하는 경화프레스를 쓴다. 공장 상부에 위치한 라인으로 타이어가 경화 프레스에 투입된다. 경화 프레스는 타이어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큼지막한 밥솥과 같은 형태다. 프레스에 들어간 타이어는 약 15분에 걸쳐 경화되는데, 이를 마친후에는 마찬가지로 운반기계가 이를 운송하게 된다.

일반적인 타이어 공장들이 화석연료를 써 데운 증기를 통해 타이어를 경화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를 통해 공장의 온도도 낮추고, 뜨거운 타이어를 사람이 건드릴 일도 없어 안전성도 대폭 높일 수 있었다.

공정을 설명한 수파락 S 미쉐린 PF2공장 테크매니저는 “일반적으로 타이어 공장의 열을 올리는 것은 경화프레스인데, 전기 프레스로 공장에서 발생하는 열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면서 “기존에는 38도 정도로 온도가 유지됐다면, PF2공장은 실내온도가 30도 수준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검수와 포장 등 다른 공정도 자동화돼 있다. 타이어에는 RFID 코드를 부착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입력해두고, 누구나 쉽게 이를 분류할 수 있도록 신경쓴다. 이에 비장애인과는 다른 장애인 직원들도 쉽게 제품을 확인하고 분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미쉐린 람차방 PF2 공장 경화기 인근을 현지 취재진이 투어중이다. [미쉐린 코리아 제공]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미쉐린답게 타이어 생산에 사용되는 소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천연고무와 쌀 껍질로 만든 실리카(타이어 고무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소재로, 프리미엄 타이어에 투입됨)로 기존 화학물질을 대체하고, 고철과 폐플라스틱도 재활용한다. 생산에 들어가는 오일은 기존 석유대신 해바라기씨유를 쓰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사용도 늘려가는 추세다. 현재 PF2공장 옥상에도 9.6㎿h 태양열 패널이 설치돼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에서 만난 한 테크매니저는 “람차방 공장에서 매년 10만톤의 CO₂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차량 1만대 운행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으로, 이를 통해 환경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쉐린은 오는 2040년까지 생산공장의 100%를 PF2에서와 같은 자동화 공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중이다. 현재 람차방을 포함한 세계 곳곳의 공장에서는 자동화를 위한 공정 교체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편 미쉐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승용 4770만, 이륜용 1110만, 상용 2300만, 항공용 400만, 건설기계용 730만 본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큰 거점이다. 공장 중 5개가 태국, 2개가 인도네시아, 1개는 베트남에 자리 잡고 있다. 직원 수는 약 2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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