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치보는 미국 기업들… ‘보수’로 바꾸고, 머스크와 접촉하고

트럼프 선호 매체 찾고, 측근 접근 웹사이트에 ‘일자리 창출’ 강조

트럼프 계정을 차단했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 최근 트럼프와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AP=연합자료]

트럼프 계정을 차단했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 최근 트럼프와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AP=연합자료]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미국 재계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자사 웹사이트에서 진보적인 정책 삭제를 고려하고, 최고경영자(CEO)의 보수 팟캐스트 출연을 검토하는 등 기업들의 트럼프와 보조 맞추기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업 CEO들은 대선 기간 트럼프를 지지한 폭스 뉴스, 조 로건이 진행하는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JRE)’ 팟캐스트에 출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하기 어려울 경우 규모는 작지만 비슷한 팟캐스트 출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는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를 초대해 정치, 과학 등 사회 전반의 이야기를 나누는 인기 팟캐스트이다. 해당 팟캐스트는 지난 3월 기준 스포티파이에서 1450만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팟캐스트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1900만명, 유튜브는 1800만명에 육박한다. 주 시청자는 35세 미만 남성으로 알려졌다.

기업 CEO들은 대선 기간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웠던 주류 미디어는 멀리하고, 대신 보수 팟캐스트 진행자 벤 샤피로가 운영하는 데일리 와이어의 직원을 만난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 기업인들과 접촉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발탁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기업가 출신인 비벡 라마스와미 전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에게 정부효율부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식이다. 라마스와미는 “문자 메세지와 메일이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업인들이 머스크 CEO와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하나, 소통 채널을 열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연방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자신이 직접 로비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고 지난 1년간 워싱턴DC의 대관·홍보 기능을 축소하고 로비업체와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머스크와 접촉하려는 기업 CEO, 로비스트, 컨설턴트들이 머스크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문자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WP는 머스크와 일했던 전직 직원과 컨설턴트들은 “어떻게 하면 일론에게 닿을 수 있느냐”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와 ‘직접 소통’을 택한 CEO도 있다. WSJ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재택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와 저녁 식사를 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트럼프 당선자의 팁 면세 공약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만났다.

WSJ은 “트럼프는 다른 정치인보다 접촉하기 용이하다”며 보좌관에게 메세지를 남기면 트럼프가 전화를 거는 식으로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근인 마크 안드레센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는 “새 행정부의 가장 큰 장점은 산업에 개방적이고, 기업인과 기꺼이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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