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 치솟아
서울의 한 롯데면세점의 모습. 기사 내용과는 무관.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가운데 면세업계가 환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원화 약세(고환율)는 면세업계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면세점은 특성상 달러를 기준으로 면세품을 판매한다. 환율 변화가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된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면 상품 매입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면세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면세품이 백화점 할인 상품보다 비싸지는 현상도 종종 발생한다.
이날 새벽 비상계엄이 해지되면서 환율은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시장 영향 점검과 안정화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이날 오전 중 열 계획이다.
최근 중국 수요 감소와 고환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는 ‘설상가상’의 상황이 됐다.
주요 면세점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3분기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는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2분기에 이은 연속 적자다. 신세계면세점도 162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신라·현대도 각각 382억원과 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 업계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별화 단독 상품군을 강화하며 매장 경쟁력도 키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은 환율이 어느 정도 진정된 상황이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환율이 더 오르면 울며 겨자 먹기로 행사를 늘리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 대비 23.70원 오른 1425.00원에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 1402.90원에 주간 거래 종가를 기록한 후 오후 10시 28분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직후 1410원대로 오른 뒤 장중 1442.00원까지 찍었다. 지난 2022년 10월 25일(1444.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새벽 1시께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뒤 환율이 1418원대로 회복됐지만, 재차 오르면서 1420원대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