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특수 놓칠까…정국 상황 변화에 ‘촉각’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계엄령 선포 이후 해제 상황이 밤새 이어지면서 유통가도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 등 긴박하게 돌아갔다. 정국 변화가 성탄절 특수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이날 오전 8시 영업본부 임원 임시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령 상황에서 영업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회의는 계엄령이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되자 결국 취소됐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 역시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상황을 지켜봤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계엄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보고가 이뤄지는 등 밤새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다”고 전했다.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도 비상이 걸렸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계엄령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임원들은 온라인을 통해 긴급히 대응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장 군인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로 진입하는 등 위협적인 상황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혹시 모를 소요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위기대응 프로세스’를 가동시키고, 온라인을 통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계엄상황이 펼쳐지면 편의점 인력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체의 주요 임원들도 상황을 지켜보며 뜬눈으로 밤을 샜다. 쿠팡과 G마켓, 11번가 등의 주요이커머스는 특히 계엄령 선포 후 내려질지 모를 ‘통행금지’ 여부에 촉각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통행금지가 내려지면, 새벽 배송이 힘들어져 영업 자체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어 추가 조치 여부를 지켜봤다”고 했다.
계엄 해제 여파가 ‘성탄절 특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집회·시위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 촛불집회가 이어진 2016년, 교통마비·신변안전 등을 이유로 시민들이 백화점·호텔을 찾지 않아 관련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늘 오전 정기 임원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계엄 해제가 매출에 미칠 상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계엄령이 선포되자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요 기업의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쿠팡은 미 동부시간 오후 12시 40분 기준 전장보다 4.4% 하락한 23.75달러에 거래됐다. 쿠팡은 이날 계엄 선포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장중 9.8%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계엄이 해제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포스코홀딩스(-4.3%), 한국전력(-2.9%), KB금융(-2.7%) 등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다른 기업들도 장중 약세를 나타냈다.
쿠팡 배송차량이 집결한 모습. 임세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