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괜찮을까…외신 주목한 ‘계엄’, 식품업계는 걱정

농식품 수출액 역대 최대…“부정적 인식 확산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K가 붙어 수출되는 모든 소비재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식품기업 관계자)

주요 외신들이 계엄령 선포·해제 상황을 주목하면서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식품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푸드 열풍으로 올해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지만, 혼란스러운 정국이 악재로 작용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농식품 수출액은 90억5000만달러(약 12조6935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0.0% 증가한 11억3840만달러(약 1조5967억원)로 집계됐다. 과자류 수출액은 16.5% 늘어난 7억570만달러(약 9898억원)였다. 냉동 김밥과 즉석밥, 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7500만달러(약 3857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39.3% 늘었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이번 사태가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엄령과 관련된 외신 보도가 계속 될 경우,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면서 “이는 단기적으로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계엄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도 수출에 문제가 없냐는 문의가 많았다”면서 “불안한 정국이 오래 이어진다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앞서 메이슨 리치 한국외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한국의 국제적 평판에 초점을 맞춘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한국을 매우 불안정하게 보이게 한다”며 “금융 및 통화 시장과 한국의 외교적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뤼셀 거버넌스 아카데미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 의장 역시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윤 대통령은 큰 정치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WSJ는 “최근 지지율이 20% 이하로 떨어진 윤 대통령은 이제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어려운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계엄령 소식은 해외증시에 즉각 반영됐다. 쿠팡은 미 동부시간 오후 12시 40분 기준 전장보다 4.4% 하락한 23.75달러에 거래됐다. 쿠팡은 이날 계엄 선포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장중 9.8%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계엄이 해제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포스코홀딩스(-4.3%), 한국전력(-2.9%), KB금융(-2.7%) 등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다른 기업들도 장중 약세를 나타냈다.

환율 급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오후 11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후 1442원까지 급등했다. 지난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16.4원까지 내렸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환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계엄령 선포 국면까지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 기업이 어려워지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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