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계엄령 배경엔 김건희 있다”…외신 “대통령이 직접 쿠데타 ‘충격’”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령 선포에 대해 “자신의 절박한 정치적 문제 때문”이며 그 배경에는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있다는 외신들의 분석이 나왔다.

관영 신화통신은 4일 ‘서울의 겨울: 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모든 줄거리가 영화 ‘서울의 봄’ 실사판 같다”며 “최근 몇년 간 한국 정치계의 정치적 양극화와 반대 현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뉴탄친(牛彈琴)은 이날 계엄령에 대해 “사실상 쿠데타”라며 “대통령이 직접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계엄령의 배경에 김건희 여사가 있다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전세계의 적이 되길 선언하는 일이 영화나 소설에만 나온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일주일 가량 앞둔 시점에서 계엄을 선포했다는 해석이다.

영국 BBC방송은 3일(현지시간) ‘한국 대통령이 갑자기 계엄령을 선포한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대통령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에 계엄령을 선포해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BBC는 “윤 대통령은 심야 TV방송을 통해 ‘반국가 세력’과 ‘북한의 위협’을 언급했지만 그것은 외부의 위협이 아닌 자신의 절박한 정치적 문제때문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에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정치적 반대파들을 북한의 동조자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BBC는 윤 대통령이 압박감을 느꼈을 이유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은 강경 보수주의자로 2022년 5월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4월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레임덕 대통령으로 전락했다”며 “이후 윤 정부는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고 대신 자유주의 야당이 통과시킨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BBC는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도 그 이유라고 분석했다.

BBC는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와 주가 조작 사건 등 여러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지지율이 17% 초반까지 떨어졌다”며 “지난 달 그는 TV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해야 했고 부인의 업무를 감독하는 제2부속실을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야당이 요구해 온 광범위한 조사(특검)는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이 없는 주요 정부 예산안 삭감을 제안했고 대통령 부인에 대해 부실 수사·감사를 한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탄핵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이번 계엄령과 관련해, 대만 연합보는 “44년 만에 ‘서울의 봄’이 재등장했다”며 “최악의 밤이자 슬프고 충격적인 9시간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윤 대통령이 스스로 정치적 생명을 끊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계엄령 선포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과 맞물려 재의결을 통한 처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당이 탄핵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더라도 김 여사 특검법까지 반대하기에는 정치적인 부담이 커진 상황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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