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기술·현장·글로벌’ 인재 전면 배치…AI 조직 확대

사장 승진 2명, 수시 인사 정착
신규 임원 중 3분의 2 현장 및 기술 분야 특화
신규 임원 규모, 2년 전 대비 절반 이상으로 감소
‘리밸런싱’에 맞춰 조직 슬림화
지경학 시대 선제 대응 위해 북미 전문가 영입


손현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사장. [SK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SK그룹이 ‘안정’과 ‘기술·현장·글로벌’에 중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높아진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함과 동시에 기술·현장 중심 인력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룹 미래 먹거리인 AI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 규모는 확대했다.

SK그룹은 5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공유 및 협의했다.

SK는 이번 인사에서 안정에 중점을 뒀다. 올해 들어 연중 수시 인사를 단행한 만큼 정기 인사에서는 신규 대표이사(CEO) 선임을 최소화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3곳(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은 올해 10월 CEO를 교체했다. SK스퀘어는 지난 7월, SK에코플랜트는 올해 5월 CEO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는 총 2명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사장에는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손현호 사장은 경영전략 설계와 재무 전문성을 살려 SK디스커버리 경쟁력 강화를 이끌 예정이다.

안현 SK하이닉스 사장. [SK 제공]


SK하이닉스에서는 안현 N-S 커미티(Committee) 담당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안현 신임 사장은 개발총괄(CDO)을 맡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리더십을 공고화하고, 디램 및 낸드 기술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한다.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과 환경, 글로벌 능력을 갖춘 인재를 전면 배치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3곳의 신임 CEO 모두 이공계 출신 기술현장형 CEO이다. 올해 새로이 선임된 신규 임원 75명 중 3분의 2는 사업, 연구개발(R&D), 생산 등 현장 및 기술 분야에 특화된 인물들이다.

각 계열사들도 본원적 경쟁력 강화, 디지털 전환 등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적극 등용했다. SK이노베이션은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김필석 CTO는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기관(ARPA_E)에서 기후변화, 신재생 에너지 등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2020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에너지부의 50여개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김필석 SK이노베이션 최고기술책임자(CTO). [SK 제공]


SK온은 신창호 SK㈜ PM 부문장을 신설된 운영총괄 임원으로 선임한다. 신창호 총괄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실행력을 높일 예정이다. 전략 및 재무, 구매, 기획 조직 간 협업 강화로 배터리 밸류체인 최적화에도 앞장선다.

SK하이닉스의 혁신 성과를 다른 계열사에 이식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뤄졌다. SK온은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승호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연구개발(R&D) 실장 등을 담당하며 기능성 웨이퍼의 자체 개발을 주도, 소재 부품의 국산화를 이끈 바 있다. SK실트론과 SK㈜ C&C 등에도 SK하이닉스 출신 임원들을 전환 배치했다.

피승호 SK온 제조총괄. [SK 제공]


올해 상반기 SK그룹의 북미 대외 업무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SK아메리카스는 대관 총괄에 폴 딜레이니 부사장을 선임했다. 폴 딜레이니 부사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하다 올해 7월 SK아메리카스에 합류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미주 GR을 총괄하도록 역할을 확대했다.

리밸런싱에 맞춰 신규 임원 승진 규모는 최소화횄다. 신규 임원 승진 규모는 지난해(82명)보다 7명 줄었다. 2022년 신규 임원 승진 규모(164명)와 비교했을 때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8개 위원회 조직 구조와 소수 정예 기조는 지속 유지하면서 기존 육성된 인력은 계열사 현장으로 전진 배치한다.

폴 딜레이니 SK아메리카스 부사장. [SK 제공]


그룹 계열사의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T) 추진 가속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실시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글로벌(Global)위원회 산하에 있는 AI/DT 태스크포스(TF)를 확대 운영한다.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맡고 있는 AI TF는 AI 추진단으로 확대된다. 윤풍영 SK㈜ C&C CEO가 맡고 있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도 신설한다.

그룹 전반의 AI 역량 결집을 위해 AI R&D센터를 SK텔레콤 주도로 신설하고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도 나선다. SK㈜는 CEO 직속으로 AI혁신담당 조직을 신설해 성장 사업 발굴에 나선다. SK는 올해 11월 SK AI서밋에서 관련 생태계 확장 및 반도체·바이오 등 제반 사업을 아우르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술·현장·글로벌 중심 인사로 사업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하는 한편 연중 한발 앞선 수시 인사를 통해 빠른 조직 안정과 실행 중심의 기업문화 정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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