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잇단 파업에 경제 전반 파장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후폭풍이 주식, 환율 등 금융시장 전반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산업 현장에서 ‘정치파업’까지 잇따르며 실물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수차례의 회의와 간담회를 진행하며 경제 파장 최소화에 나서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이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조정하면서 우리 경제 반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기재부가 비상계엄으로 인한 경제 타격을 수습하기 위해 개최한 회의와 간담회는 6일 오후 2시 ‘주한 외국 상공회의소 간담회’까지 합치면 모두 16차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신 인터뷰 등에서 비상계엄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경기침체 진입 우려도 과도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만큼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3일 오후 10시53분 원달러 환율은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인 1430.0원까지 치솟았다.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는 5% 넘게 폭락했고, 한국 기업과 연계된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일제히 폭락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11시40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시장 안정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히며 심리 회복에 주력했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는 4일과 5일 연이틀 2440대로 밀렸다. 시가총액은 14거래일 만에 다시 200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탄핵안 표결 등 정치 불확실성에 강달러, 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도 더해져 주가 하방 압력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노동계가 비상 계엄을 이유로 파업에 돌입하면서 금융시장 뿐 아니라 실물경제까지 비상계엄의 여파가 전이되고 있다. 4일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권 퇴진 시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의 현대자동차, 한국지엠, 경남 현대모비스, 발레오만도, 현대제철 등이 실제 총파업에 돌입했다.
금속노조는 성명에서 “파업의 절차적 정당성을 묻고 싶거든 윤석열의 불법 계엄 정당성을 먼저 물으라”고 밝혔다. 금속노조와 달리 불법은 아니지만 정치파업에 동참한 곳도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이에 해당한다. 대부분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근로자들인 만큼 학부모들의 출근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코레일)도 전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에 따른 행정 혼란으로 파업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 악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용훈 기자